어느날 청소년 기관의 팀장이 되었습니다.

팀장으로 갓생 살기

by 나름 nareum


좋은 팀원들을 성장시키는 탁월한 팀장이 되기 위해서는

팀장 스스로가 먼저 제대로 일할 동기를 찾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요즘 팀장은 이렇게 일합니다> - 백종화 저



"존버"는 나에게 기회를 준다


코로나가 기승인 2021년, 팀장이 되었다.

직장에 입사한지 13년만의 일이었다. 그리고 그 후 1년이 두 번 지나갔고, 한 달이 더 되었다.

2년 1개월전으로 기억을 되돌려 팀장이 되고나서의 내 삶을 복기해볼때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확실히 변한건 여유가 없어졌고 조급함은 늘어났다는 것이다.

다행인건 팀장이 되고 두 번째 돌아온 이 봄에는 변화된 환경에 조금더 적응하려고 하고, 내 위치에 대한 고민이 긍정적인 결론을 가져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20대 후반에 한참을 방황하고 서른셋이란 늦은 나이에 지금 직장에 들어오고 나서 승진에 대한 욕심이 없던 것도 아니었다.

졸업 후 바로 청소년 관련 업무를 시작한 분들은 나보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팀장, 사무국장은 즐비하고, 심지어는 기관장까지 되어 있으신 분들도 꽤 많기에 승진에 대한 조급함도 많았다.

다만 같이 근무하는 동료중 윗 분(?)들이 나가주셔야 앞으로 전진할 기회가 생기는 조직 구성상 내 능력 또는 실적으로 앞서가기는 힘든 구조이기 때문에 그런 조급함은 무용한 것일 뿐이었다.


누군가 그랬다. “존버가 승리한다”고.

버티고 버티고 있으니 나에게도 기회는 왔고, 어쨌든 때로는 자연스럽게, 때로는 불편하게 재작년 팀장이 되었다.



나는 능력있고 신뢰받는 팀장이 되고 싶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팀장으로서 무눙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삶의 변화는 생각보다 버라이어티했다.

결재량이 늘어나고 회의가 많아지고 참석해야 하는 행사가 많아지고 사업의 결이 달라졌다.

주어진 일에 불평보다는 언제나 그랬듯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나는 능력있고 신뢰받는 팀장이 되고 싶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팀장으로서 무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의사결정도 쉽게 내리지 못하고, 논리적인 사고를 하느라 결국 중요한 결정순간을 놓칠때도 많았고, 사업에서 어떤 임팩트를 남길지도 잘 몰랐던 사람이다.

그런 상태에서 팀장이 되고나니, 사업을 진행하는 부분에선 팀원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누군가에게 업무지시를 하고 내 사업도 아닌 내용에 대한 책임을 내가 져야 한다는것에 압박과 부담은 훨씬 커져갔다.

버겁고 탈이 나는 상황들이 즐비했다.


물론 단순히 생각하자면 “나에게 처해진 새로운 환경이기에 낯선 것”이지 해내지 못할 것들은 아니었다.

사업적인 면에서는 모두 겅험해봤던 것이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된 환경이 다를 뿐이다.


그래서 나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함"이었다.

환경이 변한다는 것은 적응을 해야하는 불편함이 따르기 마련이다.

팀장이 되기까지 팀원으로의 12여년간의 삶에서 가진 내 조직에 대한 다양한 단점들에 대한 불평 불만을 그렇게 가졌건만, 팀장이 되고 나서는 조직이 추구하는 방향, 처해진 상황을 팀원들에게 이해시켜야 하는 방향으로 직장 생활의 노선이 바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위로는 기관장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고 아래로는 팀원의 업무스타일, 성격도 존중해야 한다.

무조건 조직의 지시를 따라고 이야기 하면서 팀원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팀장으로 인정받을리 만무하다.

이런것에 대한 밸런스를 맞춰가야 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었다.




1. 낮말도 듣고 밤말도 든는 새, 쥐가 되자
2. 계속 투덜거리자
3. X세대로서 자부심(?)을 갖자


이것들을 위해 올해 초 나는 내 나름대로의 원칙을 세웠다.



1. 새도 되고 쥐도 되자.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이 있다. 그래서 속담에서 이야기하는 새가 되고, 쥐가 돼서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내가 속한 조직에 영향을 주는 여러 변수들에 대해 패싱하지 않고 정보를 차곡차곡 모아서 필요한 상황에서 조직원들과 공유한다.

그래야만 갑자기 닥치는 위기상황(이미 공유된 내용이라면 위기로 느끼지 않겠지)에 대해 당황하지 않고 그 상황을 효율적으로 관리할수 있을 것이다.



2. 계속 투덜거리기

최근 들어본 말 중에 가장 슬픈 말은 “감정쓰레기통”이란 단어이다. 한쪽이 감정을 일방적으로 배출하고 한쪽은 이를 수용만 하는 상황에서 수용하는 쪽을 감정쓰레기통이라고 한다. 누군가의 일방적인 불평이 계속된다면 한쪽은 감정쓰레기통이 될 수밖에 없다.

누군가가 감정쓰레기통이 된다는건 매우 슬픈일인데, 내가 감정쓰레기통이 된다면? 그건 더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다.

그래서 나를 감정쓰레기 통으로 만들지 말라고 계속 투덜거릴 것이다. 그리고 당신도 투덜거리라고 이야기 할 것이다.

나를 포함한 누군가가 희생만 당하는 조직이 되지 않기 위해서, 비판적 사고가 건전하게 오고가는 조직을 위해서 말이다.


3. X세대로 당당하게 살아가기

누군가가 X세대를 정의할 때 “정답이 없는 신인류”라고 했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

그런데 그들도 벌써 40대 중반을 훌쩍넘기고, MZ세대에는 꼰대로 불리우는 기성세대가 되어버렸다.

이는 아무리 노력해도 세월과 경험이 주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타파하고 모든 세대에 녹아들어가기는 불가능하다는 걸 안다.

하지만 X세대의 확실한 강점은 테이프와 mp3를 모두 경험하고 스트리밍까지 어색해하지 않는 조직생활에 최적화된 세대라는 점이다.

오히려 윗세대와 아랫세대의 철벽과도 같은 그들만의 유니버스를 깰수 있는 유일한 세대가 아닐까?....하는 자뻑... ㅎ

이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멘트 한구절에 눈물 흘리는 아날로그의 감성

사용료를 꼬박꼬박 내며 권리를 당당하게 누리는 디지털의 명확함 X세대는 두루 지니고 있다고 확신한다.



"머물고 싶은 조직은 누가 만들어주는게 아니라 구성원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머물고 싶은 조직은 누가 만들어주는게 아니라 구성원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무척 다행히도 현재 내가 속해있는 조직은 서로를 잘 이해해주고 서로의 강점을 부각시켜주는 멋진 조직인 것 같다.

서로의 힘듦을 공감해주고, 눈치보기보단 먼저 나서는 서로의 모습만 보더라도 희망이 넘치는 조직이다.


기관장이든 팀장이든 팀원이든 저마다의 고유한 책임과 권한이 있고 처해있는 특수함도 있다.

직급의 문제라기 보다는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변화에 대처했던 경험이 다르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상사와 팀원들을 바라보며 경계하는 눈빛 보다는 이해의 눈빛으로 보려고 노력한다.

덕분에 일은 더 많아진 것 같지만...ㅎㅎ.. 어쨌든 아침 출근이 괴롭지는 않다.


결국 나는 3년차 팀장으로 그들과 행복한 공존을 이어가고 있다.


microsoft-365-oUbzU87d1Gc-unsplash (1).jpg 사진: Unsplash의Microsoft 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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