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오심, 인정했다면 책임도 져야 하지 않을까?

다시 반복된 오심, 그리고 납득할 수 없는 징계

by 나름 nareum


2025년 K리그는 ‘오심’이라는 단어로 축구 팬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올해 오심 발생 건수는 전년 대비 무려 2.8배나 증가했다.

경기장 안팎에서는 심판 판정이 경기의 흐름을 좌우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K리그 오심 전년 대비 2.8배…"신뢰 회복 노력 필요"



그러나 진짜 논란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분명히 오심임이 인정된 경기에서, 정작 징계를 받은 쪽은 심판이 아니라 그 피해를 지적한 감독과 구단 관계자들이다.

SNS를 통해 판정을 비판한 포옛 감독은 300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고,

이전부터 비슷한 사례들은 반복되고 있다. 과연 이것이 축구를 위한 공정한 시스템일까?

공정해야 할 스포츠가 오히려 ‘비판 금지’의 분위기 속에 갇혀 버린 셈이다.



오심 인정됐지만…'SNS 비난' 포옛 감독 300만원 징계 /JTBC



심판은 실수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책임은?


” 심판위원장 ‘공감제로’ 해명, 불신만 키웠다 [SS포커스]


문 위원장은 이 방송에서 “K리그2(2부)에 있는 심판은 주심 기준 10명 정도는 미래 국제 심판을 만들기 위해 들어온 심판”이라며 “연령이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다. 경험이 적다 보니 심리적 압박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오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구단 감독, 팬에겐 죄송한 일이지만 심판은 단계적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천안 골취소 '오심인정' 문진희 위원장, “2부는 어린 심판 양성의 장” '공감제로' 논란

OSEN


K리그 심판위원장 문진희는 “어린 심판의 경험 부족”라며 관용을 요청했다.

물론 인간이 판단하는 스포츠에서 완벽한 판정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오심을 ‘이해하라’는 요청에 앞서, 그 피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대답이 먼저 나와야 한다.

경기 하나의 결과는 팀의 순위, 선수의 커리어, 감독의 거취에 영향을 준다.

수천, 수만 명의 팬들이 보내온 응원은 그 판정 하나로 무너질 수 있다.

그럼에도 오심은 ‘이해’를 요구받고, 피해자는 ‘침묵’을 강요받는 지금의 상황은 납득하기 어렵다.



오심 뒤에 남는 것은 침묵과 벌금뿐이었다

오심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이들은 선수와 감독, 그리고 팬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들이 오히려 제재를 받는다.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벌금을 내야 하고, 징계를 받아야 하며, 때로는 공개 사과까지 해야 했다.

반면, 잘못된 판정을 내린 심판은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조차 없다.

징계가 있었는지, 재교육이 이뤄졌는지, 전혀 공개되지 않는다.

오히려 철저히 보호되는 쪽은 심판이었고, 목소리를 낸 사람은 징계를 받는 구조가 반복됐다.

팬들과 관계자들이 ‘이건 좀 이상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VAR의 도입, 기대는 있었지만 결과는 실망이었다

VAR 시스템이 도입됐을 때 많은 이들이 “이제 오심은 줄어들겠구나”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명백한 오심이 VAR을 거치고도 번복되지 않는 장면들이 늘어났다.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그 기술을 다루는 사람의 자질과 책임 의식이 부족했던 것이다.


VAR 판독을 무시하거나, 판단 기준이 들쭉날쭉하게 적용되는 장면들을 팬들은 반복해서 목격해왔다.

결국 VAR은 ‘공정함을 위한 장치’가 아니라, ‘오심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돼 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오심을 인정했다면, 피해는 누가 감당해야 하는가

이제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오심이 분명히 있었고,

그것이 인정됐다면, 그 피해는 누가 감당해야 하는가.

왜 피해자가 징계를 받아야 하는가.

왜 판정을 지적한 감독에게만 벌금이 부과되는가.

그리고 왜 판정을 내린 심판은 책임을 지지 않는가.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그에 따른 후속 절차 역시 정당하고 투명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의 K리그는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책임지는 이는 없고, 침묵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사태를 덮고 있다.



사후 처리 시스템,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오심은 피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그만큼의 책임감과 시스템이 뒤따라야 한다. 지금 K리그에 필요한 것은 다음과 같은 변화다.


1. 심판 징계 절차의 투명한 공개

심판도 프로다. 그들의 판정 하나가 경기 결과를 바꾸고, 선수와 구단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면, 그에 대한 책임 역시 프로답게 져야 한다. 심판 징계 여부와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팬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 정당한 비판은 보호해야 한다

감독과 선수, 팬이 심판 판정을 향해 정중하고 구체적인 문제 제기를 했을 때, 그것을 징계 사유로 삼아선 안 된다.

오히려 그런 비판은 K리그가 더 나아지기 위한 자산이 된다. 지금처럼 비판을 막고 침묵을 유도한다면, 결국 문제는 내부에서 곪게 된다.


3. 피해 팀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 논의

경기 결과 자체를 뒤집을 수는 없겠지만, 명백한 오심으로 손해를 본 팀에 대해 추가적인 지원 방안이나 제도적인 보호 장치를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오심으로 골이 취소된 팀에게는 일정 범위 내에서 심판 평가권을 부여하거나, 심판 교체 요청권을 인정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


4. 팬과의 소통 시스템 강화

심판 판정 논란이 불거졌을 때, K리그가 직접 나서서 설명하고 해명해야 한다.

‘심판위원회 내부 회의 결과’라는 말 한 줄로 넘어가기보다는, 왜 그런 판정이 내려졌고,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를 공식 채널로 팬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신뢰는 그렇게 쌓이는 것이다.



권위를 위한 리그인가, 팬을 위한 리그인가

축구는 모두가 함께 만드는 스포츠다.

경기를 뛰는 선수, 전술을 지휘하는 감독, 판정을 내리는 심판, 그리고 목소리를 내는 팬.

이 모두가 서로를 존중할 때 진짜 리그가 완성된다.


K리그가 ‘프로’라는 이름에 걸맞은 시스템이 되기를 바란다.

실수는 있을 수 있지만, 그 실수에 책임지는 모습이 없다면 ‘프로’라 부를 수 없다.

오심이 문제가 아니라, 오심 이후의 처리 방식이 더 큰 문제라는 사실을 이제는 받아들여야 한다.

‘이해해 달라’는 말보다,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약속의 출발점은, 피해자에게 침묵을 강요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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