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워즈니악이 읽은 '잡스는 천재다'

[영화] 스티브 잡스 (Steve Jobs, 2015)

by 바리오
스티브 잡스 (Steve Jobs, 2015) 출처 : IMDb


"의 주머니에 음악을 담아줄게(I'm gonna put music in your pocket)"


칼같이 지켜온 발표 시간도 이미 한참 지났다. 그러나 아직 스티브는 딸 리사와 함께 옥상에 있다. 그는 딸에게 주머니에 노래를 넣어주겠다고 약속한다. 그것도 곡이나!


매킨토시 출시 발표, 플린트 센터, 쿠퍼티노, 캘리포니아, 1984년


스티브 잡스 (Steve Jobs, 2015) 출처 : IMDb


신제품 발표 시간까지 40분 남았다. 3시간 전까지 친근한 얼굴의 매킨토시는 따듯하고 활기찬 목소리로 “Hello”라고 말했다. 하지만 갑자기 발생한 시스템 에러 때문에 그것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스티브는 프로그래머 앤디(마이클 스털버그 분)에게 어떻게든 그것을 다시 고쳐놓으라고지르지만, 앤디는 결국 아무래도 발표 시간까지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는 “Hello”가 괴물로 변해버린 컴퓨터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러니 완벽한 매킨토시 출시 발표를 위해서는 “Hello”가 반드시 필요했다.


NeXT 큐브 출시 발표, 루이스 M. 데이비스 심포니 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1988년


스티브 잡스 (Steve Jobs, 2015) 출처 : IMDb


“넌 코드도 짤 줄 몰라. 엔지니어도 아냐. 디자이너도 아냐. 망치로 못 박는 일도 못 해. 난 메인보드를 설계했어. (…) 맥은…다른 사람들이 맥을 만들었어. 근데 왜 하루에 10번씩이나 내가 “스티브 잡스는 천재다”라는 기사를 읽어야 하지? 넌 대체하는 일이 뭐야?” 스티브에게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워즈니악은 그동안 참아왔던 이야기를 쏟아낸다. “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야. 넌 좋은 연주자고, 저 자리에 앉으면 되겠네. 그 열에서는 가장 좋은 자리지.” 스티브가 대답한다. 그러자 워즈니악은 NeXT가 망할 거라 장담한다. “서로 다 알고 있는 얘기는 그만하자” 스티브 잡스는 이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난다.

애초에 스티브는 NeXT의 성공이 필요 없었다. 그는 사람들의 예상과는 좀 다른 목적을 품고 있었다. 스티브가 원한 것은 자신을 버린 애플에게 통쾌한 복수를 하는 것이고 그는 다시 화려게 복귀하는 것이었다.


iMac 출시 발표, 플린트 센터, 쿠퍼티노, 캘리포니아, 1998년


스티브 잡스 (Steve Jobs, 2015) 출처 : IMDb


워즈니악은 스티브에게 14년 전에 했던 부탁을 다시 한다. 신제품 발표 중, 애플 투(APPLE II)의 공을 언급하는 것. 하지만 스티브는 처음 부탁을 받았을 때와 똑같이 단칼에 거절한다. 스티브는 새로 발표되는 iMac에 과거는 없으며 워즈니악이 주장하는 과거인 애플 투(APPLE II)는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시스템 설계로 자신뿐만 아니라 애플까지 곤경에 빠뜨렸다고 말한다. 결국 그들은 자신들의 과거를 그대로 둔 채 새로운 것을 맞이한다. 스티브는 자신의 옳다고 믿는 신념을 고수했다. 그리고 그것을 어긴 것에 자비는 없었다. 표현이 좀 아쉬울 수도 있지만 워즈니악에게 했던 말에 모호함은 없었다.


영화 종반부에 나오는 딸에게 주머니에 음악을 넣어주겠다고 약속하는 장면은 영화를 보낸 내내 가장 강한 브레이크였다. 알고 있는 사실과 좀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에 그리 오래 멈춰 서진 않았다. 나는 금세 감독의 의도를 인정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에서 단군 신화를 처음 배울 때 곰과 호랑이가 동굴에서 쑥과 마늘을 먹어 사람이 되었다는 말이 도무지 이해가 안 갔다. 나는 그냥 만화 <배추도사, 무도사> 같은 것이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뒤 그것이 우리나라 건국에 얽힌 은유적 신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티브 잡스 (Steve Jobs, 2015) 출처 : IMDb


영화 속 스티브는 자신의 신념을 강박적으로 고집해서 주변 사람들을 피곤하게 한다. 그 신념에 옳고 그름은 전혀 상관이 없다. 만약 누군가 그것을 거스르면 그 상대에게 절대 자비는 없다. 애플 투(APPLE II)의 언급을 부탁하는 워즈니악에게도 딸의 등록금을 대신 내준 앤디에게도 자신 몰래 집을 팔아 어머니를 도와준 딸 리사에게도 그랬다. 그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매킨토시 발표장에서 비상구 조명등을 끄라고 지시했을 때도 매킨토시가 “Hello”를 말하게 하려고 편법 쓰라고 했을 때도 그랬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집요하게 구현해내는 능력과 자신의 목표를 위해 다른 사람들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스티브의 능력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를 믿도록 만들었다. NeXT의 설립 때도 스티브는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위해서라면 거칠 것이 없었다. 천문학적인 돈이나 오랜 시간 따위는 자신의 목표만 달성할 수 있다면 아무 상관없었다. 스티브 잡스의 이러한 성격과 능력은 비전공자로서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하는 안목과 결합해 세상을 바꿨다. 영화 속에나 있을 법한 그의 이야기는 데니 보일 감독과 에런 소킨에 의해 신화로 만들어졌다.

영화 <스티브 잡스>는 왜 스티브 워즈니악이 하루에 10번씩이나 “(실제 아무것도 직접 개발한 적 없는)스티브 잡스는 천재다”라는 기사를 읽어야 하지에 대한 의문의 적절한 대답다.




스티브 잡스 (Steve Jobs, 2015)

연출 대니 보일

출연 마이클 패스벤더, 케이트 윈슬렛, 세스 로건


daa40fff56bc316771ccc43198150ed94122e1b6.jpg 스티브 잡스 (Steve Jobs, 2015) 출처 : 다음


세상을 바꾼 3번의 무대
그 뒤에 숨겨진 천재의 열정과 광기!

3번의 혁신을 선사한 프레젠테이션 무대 40분 전, 누구와도 같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았던 ‘스티브 잡스’는 타협 없는 완벽주의로 인해 그의 주변 인물들과 심각한 갈등을 겪게 된다.

지금까지 스티브 잡스는 전부가 아니다!
2016년 새해 첫 혁신적 영감과 열정을 선사할 최고의 영화!


스티브 잡스 (Steve Jobs, 2015) 출처 : 유튜브 유니버설 픽쳐스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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