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로 킹> 보급형 스마트폰: '질'보단 '양'

[영화, 넷플릭스] 아웃로 킹 (Outlaw King, 2018)

by 바리오

처음 스마트폰이 나와 내 손에 쥐어졌을 때 정말 신기했다. 전에 쓰던 휴대폰으로도 웹서핑을 하고 이메일을 쓰고 음악을 듣고 사전을 찾고 게임을 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뭐랄까, PC와 비교해 그 기능들을 정말 ‘답게’ 사용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전 휴대폰 중에서는 내가 원하는 기능을 모두 갖춘 것을 찾기란 굉장히 어려웠다. 그래서 휴대폰을 바꿀 때면 항상 현실과 타협을 해야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애플리케이션이란 것만 설치하면 기기에 상관없이 녹음기나 라디오나 TV나 손전등과 같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다.

내가 스마트폰에서 가장 좋았던 기능은 와이파이나 모바일 데이터에 연결해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해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언제 어디서나 내가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 주었다. 그전까지 휴대폰으로 음악을 들으려면 컴퓨터와 연결해서 전용 프로그램을 통해 다운로드 받아야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다른 기기와의 연결이 필요 없었다.


아웃로 킹 (Outlaw King, 2018) 출처 : IMDb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는 것이, 금융업무를 보거나 쇼핑을 하는 것이, 게임을 하거나 사진을 편집하는 것이 하나도 신기하지 않다. 와이파이나 블루투스와 같은 무선 연결도 당연하다.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부르고 음식을 배달시키고 길안내를 받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뭔가 좀 신기하려면 허공에 화면을 헛손질로 명령을 하는 정도는 되어야 “우와~!”라는 탄성이 나올 것 같다. 아니면 스마트폰이 아예 없어지거나.


스티븐 잡스가 아이폰을 발표해서 세상을 놀라게 한지 이제 만 12년이 다 되어간다. 12년! 내가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놀라워하던 게 고작 10년 전 일이다. 고작 10년 만에 처음 나왔을 는 세상을 바꿀 거라던 이 물건이 시시해진 것이다.


브레이브하트 (Braveheart, 1995) 출처 : IMDb


1995년, 그러니까 23년 전, 킬트를 입은 월레스는 조국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위해 얼굴에 파란 피 칠을 하고 적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사방에 피가 튀겼고 들판은 시체로 덮였다.


아웃로 킹 (Outlaw King, 2018) 출처 : IMDb


멜 깁슨 감독의 영화 <브레이브 하트>가 나온 뒤 20여 년 동안 잔인한 영화나 중세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전쟁 영화는 정말 수도 없이 봤다. 그러니 영화 <아웃로 킹>이 식상한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똑같은 분노의 소리와 똑같은 색의 피 똑같은 남녀의 사랑. 색이 좀 더 진해졌다고 해도 그 식상함은 어쩔 수 없다. 데이빗 맥킨지가 영화를 연출했다고 해봤자 스마트폰의 재질이 바뀐 정도고 크리스 파인이 영화의 주연이라고 해봤자 그것의 포장이 바뀐 정도다. 별 수 없다. 영화 <아웃로 킹>은 그저 몇 달 전 출시한 보급형 스마트폰일 뿐이다.




아웃로 킹 (Outlaw King, 2018)

연출 데이빗 맥켄지

출연 크리스 파인


아웃로 킹 (Outlaw King, 2018) 출처 : 다음


종이 될 것인가. 왕이 될 것인가. 영국에 충성을 약속한 스코틀랜드 귀족 로버트 브루스. 굴종의 치욕을 씻기 위해, 그가 피를 나눈 형제들과 함께 반란을 일으킨다.

출처 : 넷플릭스


아웃로 킹 (Outlaw King, 2018) 출처 : 유튜브 Netflix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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