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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리오 Jan 27. 2019

<얼 스웻셔츠 3집> 초라해 보이지 않는 자기 고백

[음악]  Earl Sweatshirt - Some Rap Songs


  나는 어려서부터 어쩌다 가족 이야기를 하면 딱히 말할 것이 없었다. 우리 가족은 유별난 것이 없었고 유별난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 가족이 그냥 주말 드라마에 나오는 평범하고 화목한 가정보다 조금 많이 검소해야 하는 정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자라온 지난날을 되돌아보니 나의 성장과정도 그리 평범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고 이제와 남들에게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의 어린 시절이 그리고 그것을 말하는 동안의 나의 감정이 나를 약한 사람으로 보이게 만들까 봐 걱정이 되었다. 특히 고단하고 어둡고 슬픈 기억들에 대해서는 명치끝에 박아두고 절대 게워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나의 자라온 시간은 어느새 빠지지 않는 향기, 지워지지 않는 색이 되어 절대 숨길 수 없는 나의 정체성이 되었다. 너무 뻔히 드러나 다른 사람 눈에는 너무나도 잘 보였고, 어쩔 수 없이 스스로 고백해야만 하는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항상 말보다 감정이 먼저 튀어나와 상대방을 당황스럽게 만들었고 그 모습이 스스로에게 너무 초라하게 보여 자괴감이 들었다.


  얼 스웻셔츠(Earl Swetshirt)는 3집 앨범 <Some Rap Songs>에서 자신의 트라우마를 타고 진정한 예술가로 향하는 그의 모습을 들려준다. 그는 감정이 정제된 목소리를 통해 자신의 아픔을 또박또박 말한다. 그런 그의 모습이 나와 다르게 전혀 초라해 보이거나 약해 보이지 않는다.

  만약 나도 언젠가 나의 지난 아픔을 이야기해야 할 때가 온다면 이 앨범에서의 얼 스웻셔츠처럼 담담했으면 좋겠다. 이제는 전부 괜찮으니 별로 나빠 보이지 않도록.




Earl Sweatshirt - Some Rap Songs (2018)


Earl Sweatshirt - The Mint (ft. Navy Blue) 출처 : 유튜브 Earl Sweatshirt 채널


'오드 퓨쳐(Odd Future)' 의 대표적인 악동 멤버 '얼 스웻셔츠(Earl Sweatshirt)'!
모두가 기다려온 3년 만의 새 앨범 [Some Rap Songs] 공개!

'프랭크 오션', '하지 비츠', '도모 제네시스' 등 세대를 열광케하는 이 시대 가장 힙 한 힙합 집단, '오드 퓨처 (Odd Future)' 의 멤버이자, 리더인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 와 더불어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있는 악동 멤버 '얼 스웻셔츠(Earl Sweatshirt)'가 2015년 소포모어 앨범 [I Don't Like Shit, I Don't Go Outside] 이후 3년만에 새 앨범 [Some Rap Songs]을 발매한다.

출처 : 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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