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에 있는 산중의 섬, 화천 비수구미(秘水九美)
강원도 화천. 해산령 고개를 올라오면,
지나온 길을 모조리 집어삼키겠다는 듯 아가리를 딱 벌리고 선 아득한 터널을 만납니다. 우리나라 최북단이자 최고지에 있으면서 1986미터로 한때는 국내 최장 터널이었던 해산터널을 지나면 평화의 댐과 비수구미 마을입니다. 생명과 평화, 파괴와 소음이 함께 있는 곳. 서울에서부터 세 시간, 한 번도 쉬지 않고 내달린 엔진을 식히는 잠시, 이 고갯마루에서 형에게 편지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