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만큼은 악마였을 뿐이다.

나만의 '인간관계' 거름망

by 수피

인생을 어느 정도 살다 보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언젠가 한 번쯤은 삶을 살아가는데 인간관계가 가장 어려운 법이라고 생각해 봤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고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


'인간'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람 사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너와 나 사이에 발생하는 모든 사건들을 집합하여 우리는 '인간관계'라고 정의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발생하는 사건은 수 없이 많으며 그 발생하는 사건 하나하나에

의미 부여하며 감정의 오르막 내리막을 경험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감정의 변화에 따른 에너지 소모가 얼마나 인생에 큰 짐인지 실감하게 되고

나이가 들면서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스탠스를 취하게 된다.


즉, 대부분 사람들은 인간관계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내가 정한 '선'을 통해 사람을 평가하고 내 바운더리

안에 넣을지 뺄지를 결정하게 된다.


그 현상은 자연스러우며 자신만의 인생 노하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내 바운더리 안에 있는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바운더리 밖에 있는 사람을 '좋지 않은 사람'이라고 정의한다고 가정했을 때, 과연 내 주변 사람들도 그 사람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평가할 때 같은 결과에 도달할 것인지 아닌지 의문이 생긴다.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너무도 상대적이어서 나에게 '좋은 사람'이 남에게는 '나쁜 사람'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직장 동료 A가 B와 C에게 커피 한 잔을 타주었다고 가정해 보자.

B는 A의 행동에 고마워하며 즐겁게 커피를 마신다. 반면, C는 전부터 A의 애매하게 선을 넘는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혹시 커피에 이상한 짓을 하지 않았을까 하고 의심하기에 이른다. 물론 A가 C에게 못된 짓을 하거나 악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C의 감정은 '인간관계'라는 무수히 많은 사건들 중 하나(애매하게 선을 넘는 행동)로 인해 A를 평가하는 시선이 B와는 완전히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이 예시를 통해 '인간관계'라는 것이 수많은 사건들로 인해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내가 생각한 '좋은 사람'이 남에게는 반대일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람을 인식하고 평가할 때 항시 '저 사람이 나에게 잘해줘도 혹시 나쁜 사람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 속에 사는 것은 옳지 않다는 점이다.


아까 말했듯이, '인간관계'속에서 형성된 별개의 '관계'일 뿐 남의 평가된 시선이 나의 평가에 개입되고 방해되어서는 안 된다.


아까의 예시로 돌아가보면, C가 A의 소문 때문에 '좋지 않은 인식'이 생겼다면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다. 이것을 B에게 고자질할 필요도 다른 사람들에게 소문낼 필요도 없다.


나 혼자 그 사람을 내 바운더리 밖으로 꺼내면 될 뿐이다.


나에게 '나쁜 사람'을 남에게도 '나쁜 사람'이라고 인식시킬 필요도 없을뿐더러 그러면 스스로 조차도 '나쁜 사람'이 될 확률이 높다.


'인간관계'는 단순할수록 좋다. 나의 신념을 세워 내 바운더리 안에서 정리하고 그것을 토대로 사람들을 대하면 그보다 단단한 사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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