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점
무대.
탁자 하나. 의자 하나. 물 한 컵.
A가 걸어 나온다.
의자 끝에 걸터앉는다.
물컵을 만지작 거린다.
스피커가 켜지고 인터뷰어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책회의, 어때요?"
컵 아랫부분을 엄지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긴 숨을 뱉는다.
"제가 가입할 그때는 밴드 검색 제일 위에 나오더라고요. 대책회의가. 사람도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들어와 봤죠. 잘 되는 데 같아서요. 독서 밴드는... 조용한 데가 많잖아요. 아시죠? 활동 없는, 그런 밴드. 여기는 살아 있더라고요. 댓글도 활발하고. 근데... 리더님이... 그러니까... 독서 밴드를 사업이라는 거예요. 첫 모임 뒤풀이에서 들었어요. 나이도 적잖아 보이더구먼. 나는 그냥, 조용히 책이나 보려고 들어왔는데, 그때 느낌이 이거 너무 과한데... 피곤해지는 거예요. 그냥, 그랬어요. 사업은 자기가 알아서 하고, 여기선 그냥 조용히 책이나 봤으면 좋겠던데. 그래서 보고 싶은 책 올라오면 나오고 안 그러면 조용히 있고, 그러고 있어요."
A 퇴장.
B가 성큼성큼 걸어 나온다.
스피커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
"대책회의, 어때요?"
등을 곧게 펴고 의자를 당겨 앉는다.
"실용서 같은 가벼운 책이 많습니다. 그런 건 혼자 집에서 읽어도 된다고 봅니다. 독서 모임은 혼자 읽기 어려운 책을 책임감으로 읽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사람의 다양한 해석도 듣고. 포스팅도 그래요. 일상적인 내용이 너무 많은 거 아닌가 싶어요. 일기는 일기장에 써야죠. 밴드 글은 독서에 한정해야 좋지 않을까요? 운영진이 기준을 좀 가져야죠. 오랫동안 검증된 책이 좀 더 많이 올라오면 좋겠습니다."
B 퇴장.
c가 웃으며 들어온다.
스피커가 다시 켜진다.
"대책회의, 어때요?"
의자 끝에 앉아 두 팔을 탁자에 꼬아 놓으며 몸을 숙여 기댄다.
"그나마 여기가 제일 나아요. 사람 느니까 책도 다양해지고. 리더님이 말하는 사업요? 뭐... 자기가 하고 싶으면 하는 거죠. 다들 나이 먹을 만큼 먹었는데, 누가 뭐란다고 듣나요, 어디. 참여요? 책 보면 참여죠. 댓글 재밌게 쓰는 사람 많더라고요. 재밌게 읽어요. 근데, 저 하나 더 쓴다고 뭐가 달라지나요. 이러다가 분위기 이상해지면 또 뭐 그러려니, 하는 거고. 맞잖아요."
C가 빠른 걸음으로 퇴장한다.
무대.
암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