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산업이라는 환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면서 클라우드 EMR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꽤 오랫동안 노력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한민국 빼고는 모든 나라에서 전부 허용하고 있다는 것을 먼저 이야기한다. 슬프지만, 한국에서 클라우드를 활용한 의료정보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은 아직도 멀었다.
일단, 의료법 시행규칙 제16조에 대해서 보건복지부에 질의를 던져서 제대로 된 답변을 받아본 적이 개인적으로 일단 없다. 그냥, 답변이 없으니 '전자 의무기록은 물리적으로 병원 외부로 나갈 수 없다'는 관행이 그대로 유지됐다. 된다와 안된다에 대해서 '답변'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 한국의 헬스 IT의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라고 먼저 이야기하자.
물론, 이 문제에 대해서 여러 전문가들이 회의에 참여하고 계시고, 이번에는 좀 구체적으로 변경될 것 같은 기대감도 일부 있지만, 언제나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 요 근래 들었던 가장 황당한 내용은 'IDC의 물리적인 서버'는 되는데 '클라우드'는 안된다는 식으로 변한다는 것을 기사로 읽고서는 정말 한심하다는 개인적인 평을 소셜에 올리기도 했다.
일단, 클라우드로 EMR이나 HIS(병원정보시스템)을 옮겨야 한다는 것은 의료기관의 효율적인 내부 정보시스템의 유지보수나 운용비용을 줄이고, 보안을 강화하는 측면이 크다고 개인 의견을 먼저 밝힌다. 개원가의 의료정보시스템들을 클라우드로 옮겨서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이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좋기 때문에 적극 찬성이었다. 적은 비용으로 노출된 의료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 환경에서 관리하는 것이 보안을 지키기에 더욱 좋을 것이다. 그리고, 중형병원( 100~300 bed ) 규모의 경우에도 클라우드로 서비스를 옮기고 서비스를 받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
다만, 이러한 클라우드 EMR이나 HIS를 통해서 '의료산업'을 활성화한다는 측면에 대한 의견에는 지극하게 반대한다. 특히나, 중형병원 이하이거나 개원가의 경우 설치 운영되는 의료정보시스템의 '시스템 보안'은 정말 허술하다고 이야기하겠다. 한국적인 3분 진료환경과 의료투어가 활성화된 응급실 환경에서 미국식 보안규정을 들이밀면, 아마도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기 힘들 정도라고 평가한다.
그래서, 클라우드로 올리는 것이 더 저렴한 비용으로 확실한 보안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클라우드를 주장하는 것이지, 해당 의료정보에 이 회사 저회사, 이 사람 저 사람이 마구잡이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서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런 접근과 관련된 서비스는 별도로 고민해야 할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주장하는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의 심사청구 모듈이 단일화되어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언제나 주장한다. 한국의 의료기관마다 똑같이 변화되는 평가규정으로 건강보험 심사와 청구가 필요한데 왜 병원들은 각각 변경되는 심평원의 고시에 따라서 수명, 수십, 수백 명이 똑같은 작업을 반복하고 있을까?
해당 의료기관의 전산 담당자들이 더 의미 있고, 쓸모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서 비용을 지출했으면 좋겠다.
천편일률적인 심사청구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로 제공했으면 좋겠다. 더 효율적으로 심평원이 심사청구용 OCS프로그램을 클라우드로 각 개원의나 병원에 제공해줬으면 얼마나 좋겠냐는 것이다.
과거, 지방세 소프트웨어도 개별적인 기업들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250개 자치단체게 별도 공급하던 것을 정부가 단일화하여 운용하고 있는 것을 사례로 본다면, 지방세법이 바뀔 때에 한 곳에서 변경된 소프트웨어를 전제 자치단체가 사용하듯이 하고, 보건복지부의 고시를 심평원에서 단일화된 시스템으로 클라우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국내의 상황에 가장 맞는 것 아닐까?
하지만, 보건복지부나 심평원은 클라우드로 심사 청구하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하지 않을 것이다. 개발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순간 영원한 갑에서 을로 전락할 가능성에 대해서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의료기관은 중복적인 IT 투자와 비용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고, 단일화된 서비스를 어느 병원이든 동일하게 사용하는 것이 한국적인 의료서비스 환경에 맞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서비스를 클라우드로 제공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