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되는 현실과 불확실한 미래
잘 살고 있는 건가요?
누군가는 미래를 위해 현실을 포기하지 말라고 말한다
언제 죽을지 모르니 오늘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또 어떤 이는 지금 힘들더라도 참고 견디며 미래를 준비하라고 말한다.
지금 할거 다 하면서 살면 나중에 손가락 빨고 살게 될 거라고 말한다.
이 두 가지 예는 다소 극단적이긴 하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어떻게 사는 것이 맞는 것인지 고민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미래를 위해 일만 하고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놨지만, 정작 본인은 하나도 혜택을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살다가 그것을 잘하게 되어 돈을 많이 벌고 미래를 준비하게 된 사람도 있다.
또한 미래를 위해 남들 놀 때 준비하고 노력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좋은 조건으로 학교에 진학하거나 좋은 직업을 갖고 남부럽지 않게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남들 노력하고 준비할 때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놀다가 때를 놓쳐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도 기회를 얻지 못해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미래를 위해 지금 준비를 안 하면 나중에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될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미래만 준비한다면 그런 삶이 행복할까 싶기도 하다.
그렇다고 지금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면 하고 싶은 것을 해서 행복할 수 있지만, 주위의 걱정 어린 오지랖을 느끼다 보면 이 행복이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한다.
어렸을 때부터 O, X 퀴즈, 또는 4지선다형의 문제만 풀어온 탓일까? 둘 중에 하나만 골라야 될 것 같은 생각에 고민이 쌓인다.
둘 다 좋은 것이라면, 어느 것을 고르더라도 고민이 없겠지만,인생은 불확실하여 모르는 것투성이다 보니 쉽게 선택하기 어렵다. (물론 하나를 선택하더라도 내가 선택한 대로 살아지는 것도 아닌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
주위 사람이나 뉴스를 통해 사람들의 사례를 보더라도 너무나 반대되는 사례들은 선택을 더 어렵게 만든다.
미래에 대한 준비는 해야겠지만,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도 하면서 살고 싶다.
진학을 위해, 취업을 위해 공부도 하고 여러 가지 준비도 해야 하지만, TV도 보고 싶고 게임도 하고 싶고 축구도 하고 싶다.
친구들과 어울려 맛집 투어도 하고 싶고 남들 다하는 연애도 해보고 싶다.
커가는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내 집 마련을 위해 먹고 싶은 것 안 먹고 쓰고 싶은 것 안 쓰고 아껴가며 살고 있지만, 남들 다 먹는 투뿔(1++) 소고기도 먹고 싶고, 뮤지컬 공연도 보고 싶다.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살고 있지만, 미래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친구들 만나서 맛집도 다니고, 게임도 하고 TV도 보고 하고 싶은 것 다 하지만, 이렇게 살다가는 진학도, 취업도 안될 것 같다.
비싼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콘서트도 가서 재밌고 좋지만, 이렇게 살다가는 늙어서 일할 수 없을 때 모아둔 돈이 없어 힘들게 살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비슷한 말을 반복하고 있다.
무슨 말을 어떻게 써야할지 고민하다보니 그렇다.
우리는 가끔 고민이 너무 많아질 때가 있다.
이런 것을 고민하고 어떤 것이 맞을지 고르려고 하는 바로 지금이 그런 때가 아닐까 싶다.
미래를 위해 해야 할 것이 많을 수 있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지 않다면,
내가 준비하는 미래는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며, 현실을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이 행복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안감이 있다면,
과연 지금은 행복한 것이 맞는 것일까?
타협점을 찾아보자.
미래를 위해 현실을 포기할 필요도 없고
현실을 위해 미래를 포기할 필요도 없다.
미래를 위해 준비하느라 바쁘고 힘들더라도 바로 지금 소소한 행복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한두 시간, 하루 이틀 하고 싶은 것 한다고 해서 나의 미래가 불투명해질까?
한두 시간, 하루 이틀 하고 싶은 것 하고 그다음에 더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아무도 이사 가라고 하지 않는 내가 주인인 집에서 살기 위해 돈을 모으고 있지만,
그 돈으로 나와 내가 사랑하는 우리 가족이 행복해 할 수 있다면,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한 두 달 또는 일이년 뒤에 집을 산다고 뭐가 문제 될 것이 있을까?
취업을 위해 OPIC 시험도 봐야 하고 대외활동도 해야 하지만,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나와 나의 친구들을 위해 잠시 멈춰서 쉬어가면 쉬는 동안 에너지를 얻어 더 빨리 더 멀리 갈 수 있지 않을까?
사고 싶은 것 다 사고, 먹고 싶은 것 다 사면서 살다 보니 미래가 걱정이 된다면,
(미래가 별로 걱정되지 않는다면 이다음 내용을 굳이 읽을 필요는 없다.)
조금씩 참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을 때 바로 먹지 않고 한 두 번 참았다가 먹으면,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지금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지금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들을 조금씩 모아 나중에 더 큰 행복을 맛볼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지만, 역시나 정답은 모른다.
둘 중 어느 하나를 고른다고 해서 엄청나게 불행하던 내가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고 물론 그 반대도 아닐 것이다.
둘 중 어느 하나가 아닌 적당한 타협점을 찾으면 다를까?
뭐 그런다고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
여기까지 읽어온 독자들은 배신감이 들겠지만, 답을 모르겠는걸 어떻게 하겠는가?
일단 이쯤에서 여기까지 참고 읽어주신 분들께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다.
인생은 참 어렵다.
계획한 대로, 마음먹은 대로 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인생이 어렵다.
어려운 인생 속에서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현재와 미래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 속에서 살아가며,
무엇이 정답인지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는 더 낫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오늘도 고민하고 노력하고 싸워나간다.
(무엇이 더 낫고 행복한 삶이라는 것에도 역시 정답은 없다.)
과거에 내가 생각하던 모습이 지금의 내 모습이 아닐지라도,
현재의 내가 생각하던 미래의 모습으로 내가 살아갈 수 없다고 할지라도,
하루하루 과거와 현실과 미래를 생각하며 고민하고
각자의 자리와 현재의 상황에서 나름대로 애쓰고 살아가고 있다면,
그 자체로 우리 삶이 소중한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본다.
그동안 좌우를 살피지 않고 뛰기만 했다면,
속도를 늦춰 걸어보기도 하고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를 갖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잠시 멈춰 앉아서 신발끈도 다시 매어보고 바닥에 기어가는 개미도 한번 봐주면 개미도 반가워할 것 같다.
그동안 멈춰서 주위의 자연과 꽃들만 보느라 목적지를 잠시 잊고 있었다면,
다시 방향을 정해 다른 곳에 있는 또 다른 풀과 꽃을 보기 위해 한걸음 디뎌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내가 보고 있는 것들이 가장 좋은 것이 아니며, 내가 모르는 곳에 더 좋은 것들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세상은 넓으니까!
포기하지 않는 한, 바라고 지향하는 바대로 가다 보면,
속도가 늦고 때로는 방향이 틀렸더라도,
그 낯선 곳에서 우리는 또 다른 즐거움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아무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아무것도 모르겠다면,
나도 남들처럼 인생을 잘 사고 있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