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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에세이

작가(안상현) - 조치원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 5기


도시재생 에세이

 - 안상현 작가 -


‘조치원’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나요?     

 복숭아를 좋아하는 사람은 100년 전통의 ‘조치원 복숭아’를 떠올릴 것입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조치원을 ‘역전 도시’로 기억할 수도 있습니다.      


 맛있는 복숭아와 오래된 역을 먼저 떠올리던 조치원은 요즘 어떻게 불리고 있을까요? 바로, ‘청춘 조치원’입니다. 낙후된 도시 이미지를 가졌던 이곳이, 어떻게 ‘청춘’의 색으로 재탄생하고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조치원은 과거 세종시 연기군의 대표 지역이었습니다. 연기군청, 연기교육청, 연기문화원, 연기 문화예술회관 등 관공서들이 자리하고 있고, 연기군 전체 인구수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연기군 전체 사업체 수의 60%가 이곳에 터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잘 알다시피, 조치원은 철도와 함께 성장해 왔습니다. 1905년 보통역을 시작으로, 1958년 충북선이 개통되었고, 1999년에는 구건물을 허물고 현재 역사로 리모델링되었는데요. 빠르게 변화해 가는 시대 흐름을 따르지 못한 채, 안타깝게도 낙후된 도시 이미지로 전락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낙후된 도시라는 말도 과거형으로 들릴 정도로, 조치원은 점점 달라지고 있습니다. 잊힌 도시에 머물던 이 중심지역을, 현대 분위기에 맞게 재구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는데요. 바로 ‘청춘 조치원 프로젝트’라 불리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입니다.     


 청춘 조치원 프로젝트는 어르신들이 도로 젊어지는 회춘 프로젝트가 아니라, 낡은 조치원을 젊은 지역으로 바꾸는 도시재생 사업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2014년부터 2025년까지 총 1조 5천억 원 규모로, 도시재생과 인프라 구축, 문화복지 향상, 그리고 경제발전 분야에 전략적으로 투자가 됩니다. 또한, 현재 5만 명 수준에 머문 조치원 인구를 10만 명으로, 게다가 북부권 경제의 중심축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정책과 투자는 어떤 리더를 만나느냐에 따라 성과가 달라집니다.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춘희 세종시장은, 초선 시장 때인 2014년부터 이 프로젝트에 특별한 관심을 쏟아부었습니다. 한마디로 애지중지하는 사업이었습니다. 그 결과 2019년 4월, 각 지자체의 도시재생사업 중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후 청춘 조치원 프로젝트는 우수 모범 사례로 손꼽히며, 다른 지역 전문가들이 직접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8월, 울산시의회 도시재생 연구회는 도시재생 선도지역 견학 차원에서 이곳을 방문하여, 도시재생지원센터와 뉴딜사업 현장지원센터를 둘러보았고, 도보로 조치원읍 일원을 현장 탐방하며 달라진 조치원의 모습을 직접 체험하였다고 합니다.      


 조치원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이 추진되면서 골목 상권이 살아나고,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있으며, 지역 생활경제를 크게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또한, 옛 저탄장(석탄 저장고)은 편백나무와 잔디밭이 어우러진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방치되었던 철도직원 관사는 드넓은 주차장으로 탈바꿈하여, 지역 생활경제와 더불어 생활편의도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짧은 기간 이렇게 놀라운 성과를 거둔 이유가 무엇일까요? 주민이 주도하는 사업 구조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도시재생위원회와 지자체, 주민 간 중간조직인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있고, 지역 이장, 발전위원, 상인 대표, 교수, 언론인 등이 격주로 모여 논의한다고 합니다. 지자체 중심으로 일방통행식 진행방식보다 좀 느리더라도 주민과 함께 호흡하며 일구어가는 방식이 효과적인 결과물을 만들었습니다.     


 주민 주도 방식과 더불어 ‘청춘 조치원’으로 탈바꿈하는데 크게 이바지한 사업이 있습니다. 지난 11월 22일 조치원 상인 지원 거점시설에서 ‘제5기 청년 서포터즈’ 네트워크 행사가 개최되었는데요.      


 이번 네트워크 행사의 주제는 ‘청춘, 청춘을 만나다’였습니다. 청년 서포터즈의 본격적인 출발에 앞서 참여하는 대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방문하지 못한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함께 참여했는데요. 제5기 청년 서포터즈 대학생들은 서로의 얼굴을 익히는 자리였고, 앞으로의 활동계획에 대한 의견도 나누었습니다.     


 벌써 5번째를 맞이하는 청년 서포터즈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홍보를 담당하고, 조치원 원도심 지역 문제를 직접 발굴하고,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사명을 품고 출범했습니다. 이번 제5기 청년 서포터즈는 전국에서 지원했다고 합니다. 지역 출신 학생들이 31명, 충청권에서 64명, 그 외 지역에서 97명 등 총 192명의 대학생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특히, 5기 청년 서포터즈에서 주목할 행사는 ‘카카오 브런치’ 작가와 만남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조화롭세 팀’ 대학생들과 온라인으로 만나서, 그들의 활동을 직접 듣고, 그리고 필자에게 궁금한 10가지 질문들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5명으로 구성된 ‘조화롭세 팀’은 충남대, 홍익대, 그리고 건국대학교 재학생들이었습니다. ‘작가님은 어디에서 영감을 받으시나요?’, ‘어떤 여행지에서 흥미를 느끼시나요?’, ‘조치원과 연관된 경험이 있으신가요?’, ‘낙후된 거리에는 무엇이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설득을 위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등 한 사람씩 저에게 질문하고 답변하였습니다. 남은 기간 어떤 결과물이 만들어질지 벌써 기대됩니다.     


 ‘조화롭세팀’을 포함해서 청년 서포터즈가 모든 활동을 마치면, 어떤 결과물들이 우리를 기다릴까 궁금하더군요. 그래서 작년 제4기 청년 서포터즈 활동 결과물을 살펴봤습니다. ‘집밥이 그리울 때, 반찬대학’이라는 이름의 전통시장 플랫폼이 눈에 띕니다.      


 소상공인 진흥공단에서 2017년 유통업별 매출액 현황을 조사하였는데요. 전통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12.4%에 그쳤습니다. 대형업체와 온라인 시장과의 경쟁에 밀려 위기를 맞은 셈입니다. 게다가 조치원 내 고려대학교와 홍익대학교 학생들은 65% 이상 전통시장을 방문한 경험이 없다고 합니다.      


 전통시장을 안 가는 이유가 주거지에서 거리가 멀고, 위생이 불량해 보이며, 동일 제품을 비교했을 때 가격이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의 식사습관에는 큰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기숙사생과 자취생이 많으므로 집에서 통학하는 학생에 비교해 식사가 불규칙적이고, 간편식이나 배달음식에 주로 의존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자극적인 음식에 중독이 되고, 건강에 문제점이 발생하게 됩니다.     

 

 ‘반찬대학’ 전통시장 플랫폼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전통시장 반찬가게와 고려대학교 및 홍익대학교 학생들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제공합니다. 개별 포장으로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3~4찬 구성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통시장 방문 시 활용할 수 있도록 적립금 혜택도 제공하는 아이디어를 도출했습니다. 이전 선배들의 성과를 살펴보니 제5기 청년 서포터즈의 활약이 더욱 기대됩니다.     


 영하권의 추운 겨울이 다가옵니다. 장기적인 저성장과 코로나 19로 인하여 동네 상권도 우리의 마음도 얼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습니다. 지자체와 주민이 함께 주도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여, 어려운 상권을 되살리고, 버려진 공간을 새롭게 탈바꿈시키고, 작은 힘이지만 대학생 청년들도 도시를 활성화하기 위해 삼삼오오 머리를 맞대고 고민합니다. 모두의 정성이 하나로 모여, 활력이 넘치는 조치원을 꿈꿉니다.     


 다시 처음 질문을 조용히 떠올려 봅니다.

‘조치원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나요?’ 이제는 ‘청춘 조치원’이 떠오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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