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민규)_조치원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 6기
조치원 도시재생 센터와 함께 재미있는 일을 시작한지도 2년차가 되었습니다. 처음 센터에서 제안을 받고 함께 일을 하면서 도시재생씬에 대한 리서치를 하고, 청년들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제가 모르는 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는데 점점 거듭해서 성장하는 프로젝트와 참여자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마음속으로 응원을 하게 됩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도시재생씬이라고 하는 곳의 정체성은 불분명한 것이 맞습니다. 스타트업씬에서 그러했던것처럼 해외에서 이루어지는 방법론과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수입해서 진행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블록체인이나 IOT, 인공지능과 같은 새로운 개념들이 튀어나오면서 규모의 경제를 이뤄나가는 것과는 거리가 있으므로 아직은 초기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역이 가치있는 것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다는 거이 아닐까 합니다. 중기부의 경우 기존에 노선인 기술창업 일변도의 흐름에서 벗어나서 로컬크리에이터 지원사업이라고 하는 신규사업을 출범하였고 이 단위에서 노력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수많은 창업기업들이 생겨나고, 창작자들이 등장하면서 로컬크리에이터들이 발굴된다고 하면 어떤 변화가 시작될 수 있을까요.
오래전 정부주도의 스타트업 육성이 시작되었을 때 서울과 경기도에서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사라지고를 반복하면서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이끄는 기업들이 태어났습니다. 지금까지 수도권에서만 이루어져왔던 이런 성장동력이 지방도시와 로컬로 이식되어 생태계를 일으킬 수 있다면 그 변화와 파급효과는 정말 큰 의미가 있는게 아닐까요.
저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팀들은 대학 1학년생들이었습니다. 이제 갓 대학에 들어온 새내기들이. 코로나로 인해 학교에 다녀본적도 거의 없는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회의를 하면서 도시재생이라고 하는 단위에 도전하면서 뭔가를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설문조사 등 다양한 디지털도구와 툴을 사용해보면서 뭔가를 만들어나가는 경험을 해볼 수 있었고 그 경험은 앞으로 청년들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도전할 과제를 추려내는 경험.
문제해결능력과 과제설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청년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앞으로 시대에서 이 능력이 얼마나 필요하게 될지.
이미 관료제 조직이 아니라 애드호크라시 체제와 훌리크라시 체제를 거쳐야 할 앞으로의 청년들은 우리 이전세대들이 살아왔던 방식과 전혀 다른 이런 방식에 적응해야 할 것입니다.
많은 청년들이 자기 주변의 세상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통해 성장하는 일들이 지속된다면 10년후 로컬씬의 미래는 달라지게 될 것이고, 지금 센터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의 삶에 강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도시재생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소외되어 있던 로컬씬에 새로운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대한민국의 라이프스타일을 새로운 세계로 인도할 수 있는 좋은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조치원 도시재생 센터와 함께 도시재생이라고 하는 주제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짧지않은 시간동안 스타트업씬에서 컴퍼니빌딩과 관련된 활동을 해왔지만 기술기반의 벤처창업도 아니고, 지식서비스 기반의 스타트업 창업도 아닌, 그렇다고 사회적경제 기업도 아닌 도시재생이라고 하는 영역은 아직 개척되지 않은 어딘가에 있는 것 같습니다.
단어와 개념에 대한 정의도 완벽하게 통일되지 않은 시점에서 지역, 로컬과 함께 묶여서 이슈가 되면서 새로운 개념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상황. 저는 수도권중심의 발전전략과 대비되는 시점에서 지역중심의 성장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이 살려면 지역경제가 살아야 하고 지역경제가 살려면 충분한 일자리가 있어야 합니다. 도시기획자이자 저널리스트인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는 『창조적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들(Creative Class)』과 『도시와 창조계급(Cities and the Creative Class)』 등을 통해 기술(Technology)·인재(Talent)·관용(Tolerance·톨레랑스) ‘3T’가 창조도시를 이루는 핵심 요소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오늘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사람들은 모두가 다 이 크리에이티브 클래스에 해당하는 창조계급입니다.
창업가, 예술가, 개발자, 디자이너, 문화산업 종사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이 분야에 속하는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도심의 알짜배기 땅을 두고 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든다고 하면 그 사회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사회의 부와 재산이 기술과 인재개발에 재투자되지 않고 토지로만 몰리게 된다면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한편에서는 더 많은 주택과 고층빌딩을 짓자고 하는 의견이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혁신과 창의성은 빌딩가와 아파트단지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교외지역, 창고공간이 그러한 창의성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이런 역할을 하는 작은 중소도시들의 부상이 앞으로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이런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제외한 지방도시들에 이러한 창조계급을 이끌어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현실입니다.
디지털노마드로 대표되는 창조계급들은 발리, 다낭, 치앙마이, 코사무이 등 동남아지역의 유명명소들을 활보할 지언정 한국의 지방도시로 이동하려 하지 않습니다. 살기좋은 환경이거나 살고 싶은 환경이거나 둘중의 하나는 충족해야하지만 지금 새로운 대안을 제공하고 있는 곳은 제주를 제외하면 그 어떤 도시도 성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농경이 중심이 되는 세상에서 농장은 모든 것의 중심이었습니다. 산업화 시대에는 생산수단을 소유한 공장이 그 역할을 했습니다. 이제 도시가 중심이 되는 세상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아직 해보지 않은 일이고 이제 막 태동하는 시기입니다. 도시재생에 대해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가 지역의 관점에서, 지역의 문제를 위해, 지역중심적인 실행을 선택하는 옵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래는 모두가 옳다고 믿고 걸어가는 곳이 아니라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 남과 다른 선택을 통해 얻어지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세계화를 외치고 글로벌(Global) 해외시장개척을 논하는 세상이지만, 누군가는 자신이 태어난 고장에서 지역의 가치를 살리는 글로컬(Glocal) 성장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도 좋을 것입니다. 도시재생센터가 그러한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되어 더 많은 가치와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