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one is better than perfect -
네오플랫폼은 공방이다.
딱히 목공방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처음 목공을 시작했을 때는 주택 마당이었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었으나 먼지 걱정도 없고 한동안은 잘해나갔다. 그러나 옆집에서 불평이 들려왔고 결국 옥탑방에 방음 설비를 하고 들어갔다. 좁아서 기계 하나를
쓰고 다음 공정을 하려면 기계를 정리해서 치우고 다음 기계를 세팅해서 써야 하니 실제 작업보다 세팅 시간이 더 걸리고는 했다. 그래도 그 좁은 공간에서 참 많은 걸 만들었다, 돌이켜보면 어떻게 그리했는지 스스로가 대견하다.
하지만 주택에서 공방은 한계가 분명했다. 큰 가구는 만들 엄두가 나지 않았고 공정별 준비 시간이 너무 많았다. 또 누군가 나무를 줘도 가져올 수가 없었고 손님이 찾아오기도 어려웠다. 집은 나 혼자만의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선뜻 초대하기가 어려웠다. 독립적 공방을 구하고 싶었지만 여건이 어려웠다. 늘 갈망만이 있었고 여건을 뚫고 나갈 힘이 없었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나고 한 사람 그리고 한 권의 책이 나를 변화시켰다. 그 한 사람은 생각하고 정리되면 바로 실행에 옮기는 "Do it now" 정석이었고 한 권의 책은 "부의 추월차선"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부의 추월차선"같은 류의 책들을 살짝 경시했었다. 너무 세속적이라고 지레짐작하고 위선에 사로 잡혀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리뷰를 보고는 마음이 움직여 책을 샀다.
바뀌었다. 송두리째.
돈에 대한 관념, 경제를 바라보는 눈, 생각과 실행에 대한 것, 질문의 용기와 대가 등
한 분야에 큰 이룸을 달성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시했던 나 스스로가 부끄러웠지만 배움은 컸다. 나 자신의 편견을 깨고 그 책을 사 보았던 나 자신을 지금도 칭찬한다. 잘했어! 앞으로도 너라는 틀에 갇히지 말자.
바로 땅을 사러 다녔다. 매물을 백여 곳은 본 듯하다.
그러다 건축사를 하고 있는 조카가 소개해 준 곳이 딱 맘에 들었다. 한적한 시골이지만 시내까지 10분이면 들어가고 주위에 배달이 가능한 식당들이 있고 공방에 꼭 필요한 철물점도 있었다. 주변이 밭이라 소음나 먼지 민원이 없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었다. 물론 땅이 너무 장방형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내가 구상한 공방으로는 안성맞춤이었다.
한동안 땅주인과 의견이 오고 갔고 계약하기로 한 날 땅주인이 말했다.
당신보다 비싸게 부른 사람이 있었는데 이상스럽게 계약이 어그러졌다고 한다. 계약하기로 한 날 급한일이 생겨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만원을 손해보고 판다는 푸념이었다.
"아저씨! 사람이 땅을 고르는 게 아니라 땅이 사람을 고른다고 하네요" 그 땅이 아마 나와 인연이 있나 보다 생각한다.
땅을 어찌어찌 사고 보니 건축비가 또 없었다. 돈을 또 "어찌어찌" 마련해서 건축에 들어가니 재료비가 천정부지로 오르기 시작했다. 다행히 미리 재료를 구입해 놓아서 큰 파도는 맞지 않았으나 가랑비에 옷이 젖 듯 건축비는 내 맘을 괴롭혔다. 그래도 여러 인연의 도움으로 공사를 직영(설계에서 건축까지 건축주가 직접 모든 것을 맡아서 함)으로 할 수 있어서 많은 돈을 아낄 수 있었으니 그것이 위안이었다. 물론 스트레스로 내출혈이 생기고 입원까지 해서 추석 연휴를 병원에서 보낸 것은 비밀 아닌 비밀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