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은 망치이자 열쇠이며 나침반이다 -
그렇게 10여 년 동안 염원이었던 공방이 완성되었고 그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공방의 끊임없이 질문에 맞닥뜨리게 되었다
"이 공간을 소유할 자격이 있는가?"
질문의 요지는 그러했으나 형태는 다양했다.
장마철에 공방이 완성되고 준공이 떨어졌다. 그리고 얼마 후 옆 밭과의 경계면이 많은 비에 무너졌다. 그것이 첫 번째 질문이었다. 그 질문에 답하고 나니 창틀에서 비가 새어 들었다. 비가 멈추지 않으니 실리콘을 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끊임없이 검색하니 물속에서도 쏠 수 있는 실리콘이 있다 한다. 그런데 구하기가 어려웠다. 몇 군데의 대리점에 전화해서 한 군데 있다는 반가운 소식. 그런데 멀리 출장 중이란다. 낙담하고 있던 차에 다시 전화가 온다. 지인에게 찾게 해서 가게 앞에 둘 테니 가져가라 하신다. 돈도 안 받으시고. 아! 감사하고 감사한 일. 세 번째 질문은 오수관을 묻은 도로가 내려앉았다. 공사를 맡아했던 업체는 연락이 안 되고 또 검색하고 검색하니 포대아스콘이라는 게 있단다. 어찌어찌 구해서 질문에 답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정말 크고 작은 자격검정시험이 이어졌고 나의 검색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렇게 장마와 태풍이 몇 번인가 지나갔고 지금도 질문들이 이어진다.
그때와 다른 점은 질문의 주체가 나 자신이라는 점이다.
답을 하는 입장에서 질문을 하는 입장으로 태세 전환이다. 상황은 똑같을 지라도 말이다. 비록 1년여의 기간이지만 수많은 질문에 답하고 답하면서 질문에 대한 기초 체력이 성장했다. 거기에 멈추지 않고 이제 공방에 내가 질문하고 있고 내가 답하고 있다. 질문은 자신을 성장시키는 가장 좋은 도구이다.
현재 우리가 누리는 모든 문명의 혜택은 끊임없는 질문들과 그 답을 구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얻어진 산물이다. 한 분야 한 분야의 사람들이 고집스러운 질문과 그 질문의 답을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은 외롭고 힘든 여정이었을 지라도 그 답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은 지대하다.
생각건대 질문은 벽을 부수는 망치와 같다. 두드려 깨부수는 망치.
그런데 우리는 이 질문을 부끄러워한다. 이런 질문을 하면 저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 여기에 집중해서 정작 중요한 질문을 지나치고 만다. 하지만 저 사람은 나에 대해 관심이 없다. 질문하는 잠시 반짝 관심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건 순간이다. 우리도 그렇지 않은가? 인간의 이기적 유전자는 타인에 관심을 오래 두지 않는다. 그러니 주변에 신경 끄고 질문을 하자. 그 질문은 상대에게도 나에게도 해야 한다. 현 상황이 나에게 불만족스럽다면 더욱 질문하자. 질문하지 않으면 후퇴한다. 질문할 그 기회를 놓친 것만으로도 우리 삶이 나아갈 길을 놓칠 수 있다. 질문은 문을 열고 나아갈 열쇠이고 나침반이다.
질문으로써 기존을 깨뜨리고 질문으로써 나를 깨트리니 위대한 질문은 위대한 깨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