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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플랫폼 Jun 14. 2022

공간 3

- 공간의 인연 -

네오플랫폼이 독립적 공간을 이루고 나니 변화가 생겼다.


첫 번째는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다. 목공을 배우러 오는 사람에서부터 그냥 공방의 분위기가 좋아서 오는 사람, 심지어 작업할 곳이 없어 고민하시던 서각작가님까지 다양한 사람이 모임터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사람이 모이니 그에 따라 여러 생각들이 함께 모인다. 그 생각들은 나에게 또 다른 질문거리가 되고 그 질문은 네오플랫폼을 움직이는 에너지원이 된다. 또 사람은 사람을 불러들이니 나무가 맺어 주는 인연인가 싶다.


두 번째는 나무가 모이기 시작했다. 공방 건물 주위로 여유 토지가 많으니 공방이 스스로 나무를 불러들이듯 나무가 온다. 이제 막 베어낸 나무도 오고 오랜 세월 묵은 나무도 오고 제재소에서 정성스럽게 판재로 켠 나무도 온다. 심지어 땔감나무도 인연 따라 쌓인다.  예전에는 장소가 없어서 못 오던 나무들이 준비된 공간을 어찌 아는지 채워가기 시작한 것이다.


세 번째 새로운 일들이 온다. 목공방이라는 틀을 벗어난 일들이  여유 공간을 따라온다. 퀼트나 이끼 공예, 자갈 공예 등을 함께 하니 목공과 콜라보도 좋고 창조적 사고에 자극제가 된다. 특히 식물을 키우기에 적합해서 어떤 식물이든 공방에서 잘 자라주니 요즘 공방이 식물들로 가득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운영자의 마인드를 넓혀 주었다. 기존의 좁은 공간에 기대어  안주했던 모든 것들의 핑계가 사라지면서 물리적 심리적 활동의 폭이 넓어졌다. 넓어진 반경은 사고를 유연하고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이제 공방이 완성되고 1년이 지났다.

겨우 한 발자국을 떼었지만 그 한 발자국이 가장 어렵다는 걸 경험상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운동을 꾸준히 하고자 할 때 가장 어려운 일이 현관문을 나서는 것이 아닌가. 이제 현관문은 나섰으니 좀 더 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걸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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