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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플랫폼 Jun 16. 2022

토요일 공방 풍경

도심에서 10분여 거리의 공방은 한적한 시골마을에 있다.

근처가 대부분 밭이고 인가는 조금 떨어져 있으며 도로변이지만 차도 간간히 다닐 뿐인 곳이다


아침 7시 공방에 도착!

공방 마당은 풀이 참 많다. 풀과의 승부에서 항복한지는 이미 오래. 그냥 자연주의라고 스스로 위로하고 갓 익어 시디신 보리수 몇 알 따먹고 문 앞 옛 항아리에 담긴 부레옥잠, 개구리 풀 잠시 감상한다. 여름날이면 부레옥잠을 사곤 하는데 올해는 이 친구들과 겨울나기를 해봐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공방 안에 들어서 창문을 열고 몇 해 전에 만든 스피커에 음악을 태우고 커피물을 올린다. 커피물이 끓는 동안 아디안텀, 후마타, 소라칼라 등 고사리들의 상태를 살펴보고 뭔가 흡족해한다. 초보 식 집사 노릇에 스스로 만족한 것이다. 다시 몬스테라, 고무나무, 야자나무, 스키답서스, 아스파라거스 이끼볼, 이끼 테라리움과도 인사하다 보면 물이 끓은 지는 한참 지났다. 


노트북 켜고 브런치 글 다듬는 사이 동쪽 창으로 해가 깊게 들어온다. 아침볕에 한층 이뻐진 실내 가든에 한참 눈길 주다 고민하던 글 발행하고 뭔가 안도의 한숨.


기지개 켜고 작업공간에 들어서 수압 대패, 자동 대패, 테이블쏘, 각끌기 등을 지나 공방 뒤꼍으로 나가 오늘의 나무를 고른다. 


뭘 만들까? 

만들 것이 있어서 나무를 고르는 것보다 그냥 나무를 보다 퍼뜩 뭔가가 떠올라 만드는 것이 좀 더 즐거운 일이다. 전자는 뭔가 의무라는 느낌이고 순간의 영감은 놀이 같아서 마냥 즐거워진다.


예전보다 폭넓어진 수압 대패에 기분 좋게 나무 올려 평 잡고 다시 자동 대패 치면 그때야 나무가 제대로 된 속마음 털어놓는다. 나무의 속 이야기 듣다 혼잣말하다 아! 혼잣말 하기 시작하면 늙기 시작했다는 뜻이라는데...... 뭐...... 어쩌랴.  목공 동호회원들 오신다.


회원님들 싸오신 쑥떡에 커피 한잔 더하고 지난 일주일 있었던 일 수다 떨다 각자의 작업에 몰입!!!

오전이 금방이다.


점심은 모처럼 온 가족이 앉았다. 여름 점심 시원한 비빔면에 삼겹살 두어줄 구워 같이 먹으면 세상 진미 안 부럽다.


또다시 공방이다.


이제야 온전한 내 시간. 한참 음악 속에 졸다가 작업 삼매경.

아! 시골 엄니한테도 갔다 와야 하는데...... 대충 정리하고 나서다 보니 공방 옆 밭에서 어르신들 일하신다. 얼른 냉장고에서 시원한 비타민 음료 꺼내 가져다 드리고 엄니 보러 출발.


아! 토요일 


오늘 참 좋다. 내일이 일요일이라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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