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시간의 공방에 손님이 찾아왔다. 근처에서 자주 보던 흰고양이다. 아직 어려 보이는데 에메랄드 빛 눈망울을 가진 아이다. 준비해 두었던 추르와 영양제를 먹이며 살펴보니 곧곧이 상처다. 안쓰런 마음에 닭가슴 살도 챙겨 먹인다. 밥은 챙겨 놓을 테니 식사시간에는 꼭 와서 먹고 가!
주중에 사놓은 관상용 아스파라거스가 이제 공방에 익숙해진 듯 좀 더 초록 초록하다. 가지는 가늘어서 약해 보이는데 막상 만져보면 질긴 느낌이 든다. 토분에 옮겨 심어도 좋겠지만 이끼 속에서 자라는 모습이 좋아 보여 이끼볼을 만들기 했다.
이끼볼 만들기
- 아스파라거스(홍콩야자 기타 다른 모종도 가능)
- 털깃털이끼
- 케토흙, 적옥토, 건조 물이끼 (온라인 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먼저 모종의 뿌리 부분을 감쌀 흙을 배합하자. 케토흙 3, 적옥토 1/2, 건조 물이끼 1, 물 1을 이제 막 만든 인절미 정도의 질감이 되도록 섞어 1cm 두께로 펴준다. 준비한 모종을 포트에서 조심스레 뽑아 손에 올려 둥글게 만든다. 다음에 미리 준비한 흙으로 감싸준 뒤 물에 담가 둔 건조 물이끼로 다시 한번 감싸 준다. 그리고 역시 물에 담가 둔 털깃털이끼로 전체를 감싸준 뒤 낚싯줄이나 마끈으로 둘둘 감아 이끼가 떨어지지 않도록 고정해 주면 된다. 이후 가위로 지저분한 곳을 정리한 해 주면 완성.
물 주기는 봄가을에는 3일에 한번, 한여름에는 하루 이틀에 한번, 겨울에는 1주일에 한번 물에 몇 분 담가주면 된다.
시골 마을 한편에 둥근 기와 몇 개가 버려져 있어 양해를 구하고 가져다 이끼볼을 올려놓았다. 오랜 세월을 머금은 빛바랜 기와가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모종을 안은 모습이 잘 어울린다. 쓰임이 제대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