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네오플랫폼 Jul 12. 2022

9시간 350km



나무로 펜을 만드는 우든펜에 막 입문했을 즈음의 일이다. 인터넷 카페에 울산에 사시는 분께서 세그먼트 펜을 만들어 올려 주셨는데 만드는 방법이 참 궁금해졌다. 궁금함을 좀처럼 참지 못하는 성미인지라 급하게 울산에 연락해서 배움을 청했다. 다행히도 허락해 주시니 다음날 연가를 신청하고 차편을 알아보았다.



기차를 4번 택시를 4번을 갈아타야 했고 왕복 9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다! 지금 생각하면 참 멀구나 싶지만 그때는 배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도 마음이 뿌듯했다. 가는 길을 목공 카페에 사진을 찍어 올리며 생중계를 했다. 많은 카페 회원이 신입 회원의 글에 호응과 응원을 해준다. 감사하게도 역까지 회원님이 마중 나와 주셔서 좀 더 일찍 도착! 인사와 차 한잔이 끝나고 바로 실전 교육이다. 


가르쳐 주시는 분은 본인의 노하우를 한점 아낌없이 가르쳐주셨고 배우는 이는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온 마음을 다 해 집중했다. 그 순간이 행복하다.



그렇게 하루의 연가가 배움과 함께 끝났으나 카페에 배움의 여정을 생중계한 대가는 참 달콤했다. 그 후에도 여러 궁금증이 생겨 카페에 물으면 너나 할 것 없이 정성스레 가르쳐 주셨다. 각 지역에 있는 선배 공방을 찾아가면 그리도 반갑게 맞아 주셨다. 타 회원에게는 잘 가르쳐주지 않은 것도 네오에게는 쉽게 알려 주시는 건 아마도 9시간 350km의 여정이 주는 선물인 듯 싶었다.





이제는 10여 년이 다 되어가는 이야기이지만 지금도 가장 즐거운 건 배우는 것이다. 


배운다는 것은 나에게 새로운 바람이 분다는 것이다.

배운다는 것은 내가 한 발짝 더 나가는 것이다

배운다는 것은 서로의 손을 마주 잡는 것이다

배운다는 것은 함께 웃는다는 것이다

배운다는 것은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고 삶의 근원을 찾아가는 길이다.



작가의 이전글 세 시간 배워  나무 만년필 선물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