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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플랫폼 Aug 04. 2022

실수 또는 실력

늦은 오후 공방의 문을 여니 낮 동안 들이마신 뜨거운 공기가 훅하고 쏟아져 나온다. 그 깊은숨에 바로 들어서지 못하고 숨을 고르다 들어선다. 창문을 열고 환풍기를 돌리고 음악을 흘려보낸다. 인기척이 없어 제대로 시원해진 냉장고에서 냉수 한잔 꺼내 마시고 오늘의 작업을 위한 도면을 그린다. 


도면작업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다. 도면작업을 그리는 과정도 실제 작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도면작업은 실제 작업의 시뮬레이션이다. 도면작업을 통해 실제 작업에서의 실수를 줄일 수 있다.


그렇게 시뮬레이션하고 만들었는데 서랍장의 위쪽과 아래쪽의 치수가 다르다. 아! 이 무슨 어이없는 실수인가? 나이와 더위에 내 눈이 어찌 된 것일까? 하지만 좌절하고 있기에는 이미 늦었다. 문제는 주어졌고 해답을 찾아야 한다. 누가 그랬던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기도하지 말고 문제를 해결할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라고.


겨우 답을 찾았더니 새로운 문제를 주신다. 서랍 레일이 모자란다. 분명히 사놓았는데 길이가 다른 걸 미처 몰랐다. 아! 이 문제의 힌트는 쇼핑몰에 있고 그걸 기다릴 내 인내심이 답이겠구나.

지금 해야 할 일은 샤워다. 데워진 마음 찬물로 씻어 내리고 집으로 가자.


별이 참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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