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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플랫폼 Aug 23. 2022

공방장 집사와 고양이

원래 밭이었던 곳에 지난해 2월 공방을 짓기 시작해서 8월 무렵 준공을 했다. 공방 내부 작업을 위해 직장 마치고 야간작업을 하던 시기 가끔 보이던 고양이가 있었다. 온통 하얀 털을 가진 녀석이었는데 경계심이 강했다. 그리고 통 보이지 않더니 올봄부터는 공방 근처에 자주 찾아온다. 고양이 간식 몇 개 챙겨 줬더니 직장 끝나고 공방 올 시간이 되면 시간 맞춰 찾아온다.



그리고 이제는 아예 공방 앞에 자리 잡고 사는 눈치다. 간식만 챙겨 주다가 이제는 하는 수 없이 사료를 주문했다. 그리고 또 한 마리가 나타나 이제는 두 마리다. 서로 말다툼은 해도 크게 싸우지는 않는다. 퇴근해서 이 친구들이 보이지 않으면 궁금하다. 녀석들이 나에게 길들여 지는 건지 아니면 내가 녀석들에 길들여 지는 건지는 모르겠다.



공방 문을 열어 놓고 작업을 하고 있으면 사무실에 들어와 앉아 있다. 딱히 말짓은 하지 않으니 다행이다. 그러다 배고프면 뭐라 한다. 밥 챙겨주면 먹고는 넓은 마당이 다 화장실이고 치우는 건 내 몫이다. 생각보다 고양이 응가가 냄새가 있다. 아침에는 집에 사는 흰둥이 것 치우고 저녁에는 고양이 것 치우고 어찌 된 것인가.

오늘은 츄르를 먹다 내 손을 물었다. 나도 놀라고 녀석도 놀란 모양이다. 서로 놀라서 잠시 공방문을 닫아 두었다. 한참 있다 공방문을 열었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앞에 앉아서 공방문을 바라보고 있다.



한 친구 이름은 '세른'이다. 처음 세른의 눈을 봤을 때 깜짝 놀랐다. 눈동자 색이 정말 에메랄드빛이다. 너무 이국적인 눈빛에 한참을 바라보았다. 세른이라는 이름이 딱 어울리는 눈을 가졌다.

다른 한 친구는 이름이 아직 없다. 바람의 언덕에 있는 공방이니 '바람'이라고 할까, 구름이 이쁜 곳이니 '구름'이라고 할까 아니면 공방에 사니 '공방'이라고 할까... 공방의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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