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국가 및 대학원 선택 과정, 유학 휴직 절차
브런치를 시작한 지 이제 딱 한 달이 되었다. 그간 많은 글을 썼지만, 나의 현재 상황과 가장 밀접한 휴직 관련 이야기는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전혀 쓰지 못했다. 실제로 블로그 초반에 댓글로 휴직 과정에 대해 문의하신 분들이 있으셨는데, 브런치에서 답 댓글을 다는 기능을 알지 못해서 답변드리지 못했다.(여전히 어떻게 댓글에 답 댓글을 다는지 오리무중이다.) 이런 부분이 항상 찜찜해서 과거에 내가 블로그와 티스토리에 올렸던 글을 토대로 유학 휴직 과정을 설명해보려 한다.
나의 휴직은 2019년 8월에 허가가 났기 때문에 이후에 제도가 개정되었을 수도 있고, 큰 줄기는 비슷해도 휴직에 대한 세분화된 규정이 시도교육청별로 상이하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위해서는 개별 확인이 필요하다. 어학연수를 위한 유학 휴직이 가능한 지역, 학위 취득을 위한 유학 휴직만 가능한 지역, 유학 휴직 자체를 허가해주지 않는 지역도 있다. 내 글을 맹신하지 말고 꼭 교감선생님께 다시 확인해서 정확한 규정을 토대로 유학휴직을 준비하시기를 바란다.
모든 서류를 준비해도 결국 교원의 휴직은 교장선생님의 재량에 달렸으므로 학교와 원만히 협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등학교의 경우 보통 담임선생님이 1년 내내 한 학급을 맡아서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히 학기 중 유학 휴직이 이루어질 상황이라면 미리 교감선생님과 상의할 필요가 있다. 최소한 유학을 떠날 해 1, 2월에는 미리 말씀드려야 학교에서도 미리 준비하기에 좋다. 내 경우 학교를 옮기고 6개월 만에 유학 휴직을 신청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2월 초쯤 처음 찾아뵙는 자리에서 미리 8월, 9월쯤 유학 휴직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씀드렸다.
나는 초등 교사의 입장에서 유학 휴직을 했지만, 실제 같은 지역 내 근무하는 교원은 같은 규정을 적용받으므로 다른 학교급의 선생님들도 나와 비슷한 절차를 밟으실 것으로 보인다.
휴직 준비는 크게 해외 대학원 입학 준비와 유학 휴직 준비로 나눌 수 있다.
해외 대학원 입학 준비
1. 지원하고 싶은 대학원 찾기
2. 어학 점수 준비
*수업이 영어로 진행될 경우 영어 점수를, 현지어로 진행되는 경우 현지어 어학 점수를 요구한다. 영어와 현지어 두 개의 언어로 수업이 진행되어서 둘 모두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어학 점수는 주로 TOEFL과 IELTS를 모두 인정해준다.
3. 각종 영문 서류 준비 및 아포스티유 받기
*대학교 영문 졸업증서/학위증서/성적증명서, 대학원에 따라 고등학교 졸업/성적증명서를 요구하는 곳도 있다. 경력 증명이 필요할 경우 영문 재직증명서가 필요하다.
*서류가 원본이 아닌 경우, 영문 원본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 등은 영문 번역 공증을 받아야 한다.
*나라별로 거주 허가증 등을 이유로 영문 출생신고서, 범죄 확인내역서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4. CV, motivation letter 등 학교별 요구 서류 추가로 준비하기
5. 대학원 지원하기
*영문 재직증명서의 경우 NEIS에서 발급이 안된다. 나는 인터넷에서 경기도 교육청이 만든 영문 재직증명서 양식을 찾아 직접 작성했고, 교장 교감선생님께 내용을 확인받은 후 직인을 받아서 제출했다.
*나는 고등학교 졸업 연도가 2010년이었는데, 역시 영문 성적표 발급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런 경우 학교에 따라서 영어 선생님이 번역을 해 영문 성적표를 작성해 직인을 찍어주는 경우도 있다는데,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의 경우 이런 절차가 불가능하다고 해서 국문 성적표를 번역 공증받았다.
*아포스티유는 지방에서 근무하는 경우 우편으로 간단히 발급받을 수 있다. 굳이 업체를 통해 많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지원하고 싶은 대학원을 결정하기 위해서 나는 몇 가지 조건을 두고 하나하나 확인한 후 최종적으로 라트비아를 선택했다. 나의 대학원 선택 과정을 더듬어보면 이렇다.
1. 영미권/캐나다/유럽권
내가 한국어 외에 '할 수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언어는 영어뿐이었기에 어쨌거나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상하게 나는 호주나 뉴질랜드는 그렇게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아서 제외했다. 가끔은 비논리적이지만 느낌이 가는 대로 선택할 때가 있고, 결론적으로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후 선택지를 영미권, 캐나다, 유럽권으로 나누어서 생각하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나는 유럽권을 선택했다. 내가 교수가 되고 싶은 거였다면 우리나라에서 더 많이 인정받을 수 있는 영미권을, 이민이 목표였다면 캐나다를 선택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내가 보지 못한 세상을 보고 싶다는 바람이 큰 유학이었기 때문에 여러 문화를 두루 경험할 수 있으면서 학비도 비교적 저렴하고 학생들을 위한 복지도 잘 되어있는 유럽을 선택했다. 미국의 경우 대학생 시절 어학연수 겸 여행으로 4주간 체류한 경험이 있었다는 점도 유럽권을 선택에 한몫을 했다. 나는 새로운 교육 환경을 경험하고 싶었다.
2. 유럽 내 어느 나라로 갈 것인가?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어느 나라로 가든 수도에서 살고 싶다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나는 지방에 살았고 수도권에서 살겠다는 욕심이 별 반 없었다. 그러나 유럽은 우리나라와 달라서 관광객이 별로 없는 지역의 경우 영어가 잘 통하지 않거나 인종차별의 위험이 있고, 주말이면 모든 상점이 문을 닫는다. 수도의 경우 관광지인 경우가 유동인구가 많아 주말에도 상점들이 주말에도 영업을 하고, 외국인이 많아 영어도 잘 통하겠다고 생각했다.
수업이 영어로만 진행되는 것도 중요한 조건 중에 하나였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의 경우 교육 관련 과는 모국어로 수업을 진행하거나 모국어와 영어를 병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나 같은 경우 영어 외 유럽권 언어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으므로 영어로만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찾았다.
3. 어느 프로그램에 지원할 것인가?
대학원을 찾아보며 관심이 가는 많은 프로그램을 봤지만, 지원이 전혀 불가능한 곳도 있었다. 내가 졸업한 대학교는 교육 대학교였기 때문에 많은 과목이 교과교육에 관련된 것이었는데 몇몇 프로그램들은 입학을 위해서 특정 과목을 특정 학점 이상 요구하는 곳이 많았다. 예를 들어서 수학교육 관련 프로그램의 경우 특정 학점 이상 수학 관련 수업을 이수했을 것을 요구했는데, 교대의 수학 관련 과목 학점 수는 해당 프로그램에 지원하기에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안타깝지만 이런 프로그램은 제외하고 프로그램을 찾아야 했다.
지원할 대학원을 찾던 당시 나의 관심사는 다문화 교육이었다. 학교 현장에서 많은 다문화 아이들과 학부모를 만나며 나는 인간적으로 많은 애정을 느꼈지만 몇몇 아이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학교에 적응하거나 학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목격했다. 라트비아 대학교의 경우 2년간의 커리큘럼 중 다문화 교육과 문화 간 교육을 심화 과목으로 선택할 수 있어서 큰 고민 없이 해당 과정을 선택했다.
각종 대학원 학위 프로그램을 검색해 볼 수 있는 사이트이다. 내가 대학원에 지원할 당시 해당 웹사이트의 도움을 받았다. 다른 분들께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함께 첨부해본다.
유학 휴직 준비
1. 시도교육청 별로 요구하는 서류 준비
*대학원 입학 허가서, 학교 커리큘럼, 해당 국가 비자 등 대학원 입학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휴직계, 유학 계획서, 서약서 등 유학 휴직 규정에 따른 서류
*이외에도 유학 휴직 허가 이후 출입국증명서나 학기별 성적증명서 제출을 요구하기도 한다.
2. 시도 규정에 맞는 어학 점수 준비
*영어로만 수업하는 경우 영어만, 현지어로 수업을 하는 경우 해당 언어 공인 점수가 추가로 필요하다.
휴직에 관한 시도교육청별 규정 및 제반 서류는 보통 시도교육청/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다. 홈페이지 검색창에 '청원 휴직'이나 '인사관리규정' 등을 검색해보면 청원휴직 규정이나 교육공무원 인사관리 규정을 찾을 수 있고, 해당 문서에 관련 규정이 포함되어있다.
내가 검색했을 당시 홈페이지에서 찾은 규정은 연도가 다소 오래된 것이었는데, 유학이 확정되기 전 여기저기 말하고 다니기가 조금 불편해서 우선 해당 규정 이상의 영어 점수와 관련 서류를 준비했다. 가장 정확한 방법은 학교에 구비되어있는 '교직원 관리 규정' 책자 안에 있는 내용을 확인하는 것인데, 보통은 교감선생님께서 가지고 계신다.
그래서 나의 유학 휴직 과정은 이렇다.
1. 2018년도 말에 미리 유학 휴직 관련 규정을 확인해서 필요한 서류를 구비했다.
2. 2019년 2월에 미리 교감선생님께 유학 준비 중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8월쯤 휴직 예정이라고 말씀드렸고, 학년 발표 후 동 학년 선생님들께도 유학 휴직 가능성을 말씀드렸다.
3. 2019년 3월 대학원 지원을 완료했다.
4. 2019년 5월 토익 시험을 보고, 점수가 나왔다.
*나는 입학 허가를 받을 당시 공인 영어 점수로 IELTS를 제출했는데, 우리 지역은 유학 휴직 심사 시 IELTS를 인정해 주지 않아서 토익 점수를 별도로 준비했다.
5. 2019년 6월 라트비아 대학교에서 입학허가서, Study agreement를 비롯한 각종 서류가 우편으로 도착했다. 이때 비자를 제외한 모든 서류가 준비되었기 때문에 교장 교감선생님께 9월 학기 시작부터 유학 생활을 시작할 예정이고 유학 휴직을 낼 예정임을 다시 한번 더 말씀드렸다.
6. 2019년 7월 담당 장학사님과 통화하며 휴직 시작 날짜와 서류 제출, 필요 서류 현황 등을 조율했다.
7. 공문 보내기 전 서류 확인받고 잘못된 점이 없는지 확인 끝에 유학 휴직 신청 공문 제출했다.
8. 2019년 8월 휴직 확정 공문이 도착했다.
9. 2019년 8월 말, 휴직이 시작되고 남아있던 며칠을 활용해 출국 준비를 마무리 지었다.
10. 2019년 9월 유학생활을 시작했다.
휴직을 해본 적이 없어서 휴직 내는 것 자체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 교장, 교감선생님들을 비롯한 선생님들과 교육지원청의 장학사님들 모두 응원해주시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셔서 무난하게 휴직 허가를 받고 유학을 떠날 수 있었다.
유학 휴직을 꿈꾸는 선생님들의 세세한 이유는 각자 상이하겠지만, 더 나은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공통점이 있을 것이다. 나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혼자 찾아보고 유학을 준비했기에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나의 글이 유학 휴직을 계획하는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된다면 참 행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