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따갑도록 졸리고 피곤한 날이 있다.
아침에 눈 뜨면 아 오늘은 꼭 칼퇴하고 집에 가서 자야지. 아침에 알람 소리에 겨우 눈을 뜨며 다짐했던 날이다.
다짐한 대로 빨리 가서 낮잠을 청해 푹 자는 날이면 저녁에는 왜 그리 잠이 안 오는지.. 그렇게 겨우 새벽 2시, 3시에 잠이 들면 또 그다음 날 아침에 피곤해져 같은 다짐을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말 이상하게도 다짐한 대로 빨리 가서 낮잠을 자지 못한 날이면 일찍 잠이 든다. 그다음 날 일어나 똑같은 다짐을 하지만 전자의 경우보다는 덜 피곤한 게 사실이다.
어쩌면,
세상은 나의 다짐대로 마음먹고 살아도 안 풀리는 일이 있고 마음먹은 대로 실행에 옮기지 않더라도 잘 풀리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철두철미한 계획이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득이 되기도 한다. 어려울 때 운이 트이고 쉽게 풀릴 때 고난이 닥쳐오는 건 인생 퍼즐에서 꼭 있어야 하고 필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아직 해탈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 어린 동자승에 불과하지만 하루하루를 살며 이렇게 인생을 배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