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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플래닛 Jun 03. 2021

서울 임대료가 가장 비싼 빌딩에서 일한다는 것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나는 요즘 매일 서울에서 가장 임대료가 비싼, 내부는 금방 닦은 듯 반짝이는 대리석으로 둘러쌓인 건물로 출근한다.

처음에는 회사와 직무를 보고 지원을 결심 했는데 면접 보러 온 날, 생각 하나가 더해졌다.



이런 럭셔리한 빌딩 안 내놓으라하는 기업들일잘러들 속에서 
나도 일부가 되어보고 싶다.
삶에   동기부여도 되지 않을까?


회사도 직무도 관심 있겠다, 합격하면 꼭 들어가야겠다.

운이 좋게도 나는 당당히 이 회사에 합격했다.



어느덧 벌써 출퇴근한지 몇 개월이 지났고, 몇 개월이 지나니 이 부담스러운 건물을 드나드는 것도 익숙해졌다.

그리고 한가지 스스로 확신할 수 있게 됐다.


직장이 서울에서 가장 땅값 비싼 곳 중 한곳에 위치하는 것은 나의 어떠한 동기에도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번쩍거리는 빌딩으로 들어가 사원증을 찍고 똑똑한 엘레베이터가 안내해 주는 번호의 엘레베이터로 타고 올라가 사무실에 들어서는 것은 회사라는 곳에 들어가기 위한 행위로만 느껴질 뿐이다.


물론 회사가 집에서 멀지 않고 쾌적하면 좋지만 어느 정도 레벨을 넘어서면 느끼는 것은 비슷비슷하다.


‘이런 곳에서 일하면 나의 연봉도 억대가 된다’ 같은 보장된 스토리가 있다면 다른 얘기겠지만 말이다.

어느 나라에 있든지, 어느 도시에 있든지 내가 직접적으로 영향 받는 것은 함께 일하는 동료, 대우, 업무 밖에 없는 듯 하다.



예전에 싱가포르의 비즈니스 핫스팟 래플스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며 멋져 보이기도 했고 어떤 기분일까 호기심을 가졌는데, 이제는 서울 여의도에서든, 강남에서든, 래플스에서든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 장소 때문에 호기심이 일거나 하는 마음은 없을 것 같다.


경험 없이는 느끼지 못했을 값진 깨달음이다.


결국 좋아하는 일, 관심 있는 일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 매일 8시간 이상을 노동하는데, 그것만큼 중요한 것 또한 없지 않을까 싶다.


어디에서든 진심 어린 호기심과 열정이 있다면 나의 눈동자는 그 어떤 대리석 보다도 반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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