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 중 하나는 여러 나라에 살아보고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는 것이다.
이렇게 여러 나라에 살면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와 비슷한 꿈을 가진 부류의 사람들이 이미 보여주고 있듯이 컨츄리 호핑(country hopping) 다니며 살기 위해서는 소위 말하는 디지털 노마드가 되서 프리랜서로 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왔다. 회사에서 몸 담으며 지금처럼 사는 것은 사실상 불가에 가깝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굳혀졌던 나의 생각이 얼마 전 면접 덕분에 깨졌다.
"회사의 문화는 어떤가요?"하고 물었더니 면접관의 답변 중 내 귀를 솔깃하게 했던 말이 있었던 것이었다.
We have 'work anywhere in the world' policy.
(세계 어디서든 일하는 정책이 있어요.)
세계 어디에서든지 일한다고요?
맞아요. 근무 시간만 지킬 수 있으면 세계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어요.
오마이갓, 이런 회사가 존재하다니! 코로나 때문에 재택 근무하는 것도 아닌, 잠깐 리모트로 일하는 것도 아닌, 정책으로 존재하다니.
회사도 규모가 있고 포지션도 관심 있는 영업 관련이었다.
이런 회사라면 한번 몸 담아볼 가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고 싶은 나라에서 거주할 수 있고 근무 시간에 일만 해주면 안정적으로 월급도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단점은 대륙이 바뀔 경우 시차가 너무 커서 근무 시간을 지키기 위해 밤낮이 뒤바뀔 수도 있다는 점...
그렇다면 같은 대륙 안에서 여러 나라를 살아볼 동안은 일해볼만 하겠다!
사실 면접 본 포지션은 방콕에서 일하는 포지션이었다. 우연히 브라우징하다가 구인 공고를 보았고, 방콕은 내가 살아보고 싶은 곳 중 한 곳이지만 한국인을 위한 일자리가 비교적 적은 것을 알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면접 연습 할겸 이력서를 냈었다. 이 회사의 면접 절차는 아주 길었고, 나와 그 회사의 인연은 중간 지점까지였다.
지원 할 때부터 영어 면접 연습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당일 조금 아쉽고는 금방 좋은 연습이었다며 털고 일어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내 꿈을 실현 시키며 다닐 수 있는 규모 있는 외국계 기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서, 추후 나의 잠재적 옵션이 하나 더 추가 된 것이니 기뻤다.
내가 추구하는 삶의 형태는 회사를 다녀야 한다면 해외 살고 싶은 나라에서 문화를 경험하며 다니는 것이다. 최소 밥벌이도 하고 꿈도 이루는 것이라고나 할까? 이렇게 방향키를 맞추고 나아가다 보면 이번처럼 예기치 못한 기회들이 나를 찾아오거나 내가 어떤 기회를 만들어내기를 시도할 때도 있을 것이다.
노력 하되 애쓰지는 말자.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by 허지원
나는 인연은 존재한다고 믿는 편이다. 기회들이 찾아올 때마다 최선을 다하되 애쓰지 않았으면 한다. '되면 좋지만 아니면 말고' 마인드도 좀 장착하고.
큰 그림은 플로우를 따라서 유유자적, 그 안에서는 필요할 땐 거침 없이 나아가기도 하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면접 결과를 들은 다음날 타이밍이 조금 놀랍게도 다른 회사에서 서울 베이스 포지션 제안을 하나 받았다. 회사의 업계와 포지션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나의 다음 챕터는 해외에서 사는 것이고 그것이 내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회사가 너무! 너무! 흥미로워서 앞으로 지켜보고 싶은 회사를 하나 알게 되었으니 또 하나 얻었다.
아, 죽기 전까지 전 세계 모든 나라에 살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죽기 전까지 가능한 여러 나라에 살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살기 위해 나아가야지.
Cover Photo by Waranont (Joe)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