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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플래닛 Dec 19. 2021

S구 도서관에서 아주머니를 향한 응원

앞으로도 그렇게

몇 달 동안 미루고 미뤄왔던 동네 도서관을 찾았다.

책을 많이 사니 짐이 되는 것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오래 살 집도 아니기에 가능하면 더 이상 사지 않기로 결심한 것도 한몫했다.


회원가입 후 책을 몇 권 빌려서 도서관 내 열람실에서 읽기 시작했다.

삼십분 가량 흘렀을까? 한 아주머니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이거 연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그거 홈페이지 가서 하시면 되세요."

"저는 홈페이지 이런 거 잘 못해서. 여기서 해주시겠어요?"

젊은 사서의 말에 당당함이 묻어난 아주머니의 대답을 듣고 나는 나도 모르게 안도감을 느껴버렸다.

아주머니, 파이팅!' 도 외치고.


몇 달 전 동생은 내게 엄마와의 통화에 대해 얘기해 준 적이 있다.

"엄마가 이것도 못한다며 꺼이꺼이 우셔서 마음이 안 좋았어."

아빠가 카톡에서 사진 보내기 기능이었나를 엄마께 해달라고 하셨는데 엄마도 우왕좌왕하시자 그것도 모르냐고 엄마에게 한마디 하셨다.

엄마는 옆에서 계속되는 닦달에 계속 이것저것 눌러보시다가 카톡의 늪에서 길을 잃으신 것이었다.

엄마가 이렇게까지 속상해하신 적은 (내가 알기로는) 처음이었다. 못된 큰 딸의 짜증도 다 참아가시며 카카오톡과 당근마켓을 배우신 분이셨건만.

마음이 안 좋았다. 나까지 속이 상했다.

(사실 아빠는 엄마보다 훨씬 디지털 디바이스를 다룰 줄 모르신다.)


이외에도 친척 중에는 부부가 영화를 보러 갔다가 영화표 구매 기기 앞에서 좌절하고 결국 영화도 못 보고 돌아오셨다는 얘기도 들었다.


30 초반인 나조차 매일 업데이트 되는  사용과 도처에 널린 기기들이 부담스럽다.

엄마아빠벌 아주머니, 아저씨들은 도움이 필요하다.

도서관에서 만난 아주머니처럼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당당하게 말하고 도움을 요청하실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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