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PE, CHOPE!
하루는 점심시간에 혼자 샐러드를 먹으러 회사 앞 샐러드바로 향했다.
테이블을 맡으려 자연스럽게 내 이어폰을 올려두고 샐러드를 주문하여 내 테이블로 돌아왔는데, 출장 온 듯한 아주 건장한 백인 남성들이 앉아 있는 게 아닌가?!
그리고 테이블에는 내 이어폰도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순간 당황했지만 “this is my table”하며 다가가자 내 말을 듣지 못했는지 이어폰을 찾으러 온 줄 알고는 “It's over there.” 하며 저 멀리 선반을 가리켰다.
보아하니 누가 놔두고 떠난 줄 알고 옆으로 치워둔 것이었다.
조금 당황한 나는 여긴 내가 맡은 테이블이라고 했고 그제야 조금 상황 파악을 한 듯 슬로모션으로 일어나 비켜주었다.
싱가포르에서는 식당 혹은 푸드코트에서 테이블을 맡는다고 할 때 촵(Chope) 한다고 한다.
테이블을 맡는 방법은 어떠한 소지품이던 테이블에 올려두는 것이다. 보통 휴대용 티슈나 사원증이 많이 사용되지만 그 외에 우산, 이어폰, 가방, 잠바 등등 어떤 것이든 제한없이 가능하다.
나는 매일 같이 동료들과 점심시간 테이블 전쟁을 하느라 CHOPE 문화에 익숙해져 있었다.
Quickly go, chope the table!
동료의 음성이 들려오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