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바람처럼 다가오는 사람
내 가슴의 풍경을 울리며
청명한 웃음을 짓게 하는 사람
그대의 연락에 나는 오늘도 기분이 좋다
자주 연락하거나 딱히 연락을 기다리지도 않는 사람. 그런데 한 번씩 휴대폰 액정에 그의 이름이 뜰 때면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있다. 그럴 때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아무리 바쁜 와중에도, 그 사람이 나의 목소리에서 상황을 읽고 나중에 통화하자며 배려의 말을 건넬 때면, 놓치면 날아가는 풍선의 끈을 쥐듯 꼭 붙잡게 된다.
“괜찮아. 얘기해.”
이런 이들의 연락은 대체로 특별히 주요한 주제나 목적이 없다. 그냥 나는 뭐하고 살며, 너는 뭐하고 사는지, 그저 시시콜콜한 얘기만 할 뿐이다. 그래서 좋다. 네모 건물에 갇힌 내게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시간. 그 바람은 내 마음의 풍경을 울린다. 그러면 내 안에서부터 청명함이 솟아 몸 전체를 가득 채운다. 그들은 결코 내게 폭탄을 투하하지 않는다. 그저 잔잔하게, 나의 호흡을 흩트리지 않는 사람. 난 오늘도 기분이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