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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유진 Oct 08. 2019

피부용 응급처치 - 리쥬란, 샤넬주사

인기 급상승한 다양한 피부부스터. 어떻게 효과가 있고, 어떻게 다른가?

피부에 주사를 넣는 것이 전부 필러나 보톡스이던 시절이 있었다. 아니, 조금 더 전에는 아무것도 없던 때도 있었지. 그러다가 눈가와 이마 주름을 없애주는 보톡스 주사가 나왔고, 얼굴의 꺼진 볼륨을 채워주는 필러 주사가 나왔으며, 피부를 반짝이게 만든다는 '물광 주사'가 등장하였고... 이런 주사, 저런 주사가 난립하며 마치 춘추 전국 시대와도 같은 양상을 띄게 되었다. 이름을 어떻게 잘 짓는지가 그 주사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만큼...


영웅과 주사는 결국 이름을 잘 지어야 한다...(출처 : toonpool)



 그 이후로 주사의 양대 큰 세 개의 축은, 안면 근육을 마비시켜서 주름을 없애는 종류 (보톡스), 얼굴에 볼륨이 부족하고 꺼진 부분을 채워주는 효과를 얻는 종류 (필러), 그리고 얼굴에 불필요한 지방을 녹여주어 보다 슬림한 하안면부 (V라인)를 만들어주는 종류 (지방분해)로 나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물광 주사는 필러 재료의 한 종류인 하일루론산을 진피 (피부 아래 부위) 밑에 채워주는 원리이며, 피부 잔주름을 개선하는 스킨 보톡스 또한 보톡스의 용량을 근육을 마비시키는 것보다 훨씬 저농도로 진피 밑에 넣어주는 시술이므로 이 큰 세 개의 축 중 어딘가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히알루론산 필러. mp3 (출처 : KBS)

 

그렇게 대부분의 피부 주사가 3개의 큰 분류로 나뉠 수 있던 시절이 있었지만, 그러던 와중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피부 주사가 등장하였는데, 이는 피부를 마비시키지도 않고, 피부 아래쪽에 볼륨을 채워주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지방을 녹이지도 않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주사였다. 이 주사의 역할은 피부의 탄력을 높여주고, 톤을 밝게 해 주며, 수분을 유지시켜 주어 잔주름을 억제해주는, 말 그대로 '사기템'의 효과를 동시에 가지는 무서운 녀석이었다.


주사 너네들 일단 저기 좀 가있어봐...(출처 : 나니아 연대기)

 

그러한 '스킨 부스터', 즉 당신의 피부에 잃었던 생기를 완전히 되찾아주는 마법과도 같은 아이템이 등장하게 되었는데, 현재 미용시장을 강타하는 대표적인 2개의 스킨 부스터는 poly(deoxyribo)nucleotide 제재인 리쥬란 힐러와 하일루론산을 베이스로 하여 피부에 좋은 온갖 물질을 섞어(?) 놓은 NCTF 135HA, 쉬운 말로 샤넬 주사이다. 


가자!! 광채 나는 피부로!!! (출처 : LiveRex)

 

리쥬란 힐러의 원재료는 이름도 너무나 어려운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 (...)이다. 줄여서 간단히 PDRN이라고 하며, PDRN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생산 과정 상 복합체로 제조한 물질이 바로 리쥬란의 원료인 폴리뉴클레오타이드 (PN) 이다. 이 PDRN 이라는 물질은 연어의 정소 (생식세포) 에서 채취한 DNA 를 바탕으로 정제하여 생산하였으며, 처음에는 피부 재생보다는 정형외과나 안과의 영역에서 인대나 각막의 재생을 촉진하는 약물로 우선 개발되었었다. 하지만 다른 많은 피부미용 제재들이 그러하듯, 이는 피부에 주사를 했을 때 피부재생의 효과가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어주사), 결국 PDRN 의 고분자 형태인 PN 이 피부 재생의 용도로 허가받아 출시된 것이 바로 리쥬란이다.

 

회로 먹고, 훈제해 먹고, 구워 먹고, 튀겨먹고, 그것도 모자라서??

 

샤넬 주사의 경우는 이에 반해 이전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던 히알루론산 (Hyaluronic acid)를 기반으로 한 제재이다. 왜 샤넬 주사일까? 주사제는 프랑스 회사인 필로르가 社 에서 생산되었는데, 이 필로르가 회사를 2006년에 인수한 사람이 전 샤넬의 CEO 였던 디디에 타바리라서 이 주사가 샤넬 주사가 되었다...는 어찌 보면 억지의 끝일 수도 있는 네이밍. 원래 회사에서 발표한 주사제 이름 또한 'NCTF 135' 였는데, NCTF는 'new cellular treatment factor', 135는 섬유아세포 (fibroblast)의 activation 이 135% 라고 해서... 정말 이렇게 절대로 성공할 수 없는 극악의 네이밍 센스를 프랑스의 제조사가 붙여줬지만, 한국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천재적인 누군가에 의해 '샤넬' 이름이 붙으며 날개 돋친 듯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쉽게 이야기해, 샤넬 주사는 이전에 물광 주사로 애용되던 하일루론산 베이스에, 다른 여러 피부에 좋은 물질을 섞어 놓은 피부용 링거 수액과 같은 것이다. 



어리둥절... (출처 : Vogue)


 

이렇듯 퍽퍽해진 피부에 생기를 되찾게 해주는 새로운 주사제들이 출시되었으며, 이는 당연하게도(?) 한국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광범위하게 히트를 쳤다. 또한 이미 등장해 있는 다양한 다른 레이저와 피부 리프팅 기기들과의 상승효과가 속속들이 알려지며, 이전에는 없었던 다양한 형태로 세계인의 피부에 광택과 잔주름 제거에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도 또 어떤 새로운 상품과 의약품이 등장하여 또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될까? 아름다움과 젊음을 향한 욕망은 끝이 없고, 그 목표를 위한 연구 개발과 새로운 미용 의료 기술의 개발 또한 끝이 없을 것이다. 


What's Next?? (출처 : i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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