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어묵국수이야기
해외에서 대학생활 2년 차에 접어든 아들은 점점 더 독립적인 생활에 익숙해지고 있다.
그러나 혼자 생활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는 바로 ‘먹는 일’이다.
바쁜 일정 속에서 배달음식에 의존하다 보니 지갑은 가벼워지고, 몸은 무거워졌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은 요리에 흥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간단한 계란 프라이로 시작하더니, 이제는 한 그릇의 따뜻한 국수까지 만들어낸다.
오늘 아들이 내놓은 요리는 김치 어묵 국수. 쫄깃한 소면 위에 감칠맛 나는 어묵볶음, 부드러운 계란 지단, 그리고 고소한 김가루까지… 한눈에 봐도 정성이 가득하다.
아들은 외과의사가 꿈이다. 손을 섬세하게 다루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저러다가 손이라도 다치면 어떡할까? 여러 가지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그래도 긍정적인 면을 보면 요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손끝의 감각을 익히고 있는 거 같기도 하고....
재료를 다듬고, 칼을 조심스럽게 잡고, 국물을 적당히 조절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마치 수술을 준비하는 듯하다. 어쩌면 그는 지금, 요리를 통해 의사의 길을 향한 또 다른 연습을 하고 있는 걸까?^^
아들의 한 그릇을 보며 생각한다. 요리는 단순한 끼니 해결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을 한 스푼 배울 것이고, 그것 또한 성장과정의 일부가 될 것이다.
이렇게 차곡차곡 익혀가는 기술과 정성, 그리고 따뜻한 마음이 언젠가 환자를 살리는 손길로 이어지길 바라본다.
오늘도 아들은 스스로 끼니를 챙기며, 한 뼘 더 성장하고 있다.
ps : 이 글을 적는 필자도 요리에 관심이 많다. 곧 잘한다. ~ 부전자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