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
<현지 언어를 제법 잘 쓴다~>
아들은 아직 예비의사이지만, 여름방학마다 해외 의료봉사를 떠난다. 처음에는 경험이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봉사는 그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가 되었다. 단순히 의료 행위를 돕는 것이 아니라, 환자 한 명 한 명과 진심으로 소통하고 싶어 했다. 현지에는 통역이 있지만, 그는 늘 스스로 그들의 언어를 익히려 노력했다. 환자들에게 의사 선생님들이 처방한 약이 제대로 전달되기를, 그리고 복용 방법과 주의사항이 빠짐없이 전달되기를 바랐다.
그는 의료봉사를 떠날 때마다 현지어를 빼곡히 적어가며 익혔다. 현지 사람들이 자주 쓰는 표현을 적어 외우고, 병원에서 자주 나오는 단어를 반복해서 연습했다. 한 문장이라도 더 정확하게 말하고 싶었고, 작은 차이가 환자들의 건강을 좌우할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환자들이 그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일 때면 안도감이 들었고, 그들의 표정이 밝아질 때마다 보람을 느꼈다.
어느 날, 그는 한 처방전에서 빠진 약을 발견했다. 당황스러웠지만 고민할 겨를이 없었다. 그는 약을 들고 그대로 뛰기 시작했다. 원래라면 현지 도우미에게 부탁해 전달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직접 뛰어가야만 했다. 단 한 알의 약이었지만, 그것이 한 사람에게 어떤 의미일지 알기에 주저할 수 없었다.
그의 이런 모습은 봉사를 함께하는 사람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많은 이들이 봉사를 하면서도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하려 하지만, 그는 다르다. 의료인이기 전에 한 명의 인간으로서 환자와 교감하고, 진심으로 걱정하며,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려 했다. 그가 봉사를 마치고 돌아올 때면, 늘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얼굴과 목소리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놀랍게도, 그는 시간이 지나도 의료와 관련된 그 나라의 언어를 잊지 않았다. 한 번 배운 단어들은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었고, 현지에서 나눈 대화와 순간들이 여전히 생생했다.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그것은 그가 몸으로 익힌 삶의 일부였다. 그는 앞으로도 의료봉사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환자를 향한 마음이 변하지 않는 한, 어디든 가서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나는 그런 그가 의사가 되어서도 변하지 않기를 바란다. 의료 기술이나 지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아닐까. 지금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그의 길을 걸어가길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그의 삶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