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비와 수술

요리에 감각과 경험을 더하다.

by 늘채

아들이 보내온 수제비 사진을 보며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반죽을 직접 치대고, 육수를 내고, 재료를 손질하며 만든 흔적이 고스란히 보인다. 요리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간단히 굽거나 볶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국물 요리까지 도전하는 걸 보니 뿌듯하다.


요리는 단순한 끼니 해결이 아니라 과정 그 자체가 중요한 법이다. 처음에는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했겠지만, 점차 자신만의 감각을 더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국물 요리는 더욱 섬세하다. 재료를 넣는 순서와 끓이는 시간, 불 조절 하나하나가 맛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육수를 내는 과정은 요리의 기초이자 정수(精髓)다. 단순히 물에 재료를 넣고 끓이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재료가 내는 맛을 이해해야 한다. 감칠맛을 내기 위해 멸치를 볶아 비린 맛을 없애거나, 채소의 단맛을 우려내기 위해 약한 불에서 오래 끓이기도 한다.

익숙한 맛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이 과정은 요리를 넘어 하나의 창작 활동과도 같다. 여러 재료를 조합해 원하는 맛을 완성하는 과정, 실패를 통해 더 나은 방법을 찾아가는 경험은 요리뿐만 아니라 인생의 여러 부분과 닮아 있다. 더 깊고 조화로운 결과를 얻기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아들의 꿈은 외과의사다. 외과 수술 역시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환자의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최적의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같은 질환이라도 환자마다 치료법이 달라야 하며, 수술 전후의 관리 또한 철저해야 한다. 수술을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전체적인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요리는 창의력을 기르는 과정이기도 하다. 정해진 레시피를 따르는 것을 넘어, 스스로 맛을 조합하고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는 경험은 사고의 유연성을 키워준다. 외과 수술에서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때 유연한 판단이 필요할 것이다.


사진 속 수제비를 보며, 아들이 점점 더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 요리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고 최적의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수술 역시 마찬가지다. 환자의 상태를 분석하고,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며,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좋은 의사가 되는 길이다.


아들은 지금 요리를 통해 스스로 배워나가는 중이다. 재료의 특성을 파악하고, 조리 과정을 연구하며, 시행착오를 통해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경험이 쌓일 것이다.


오늘 저녁은 나도 수제비를 만들어볼까?^^

아들이 만든 것처럼 정성껏 반죽하고, 육수를 내고, 한 그릇의 따뜻함을 완성해 보는 것. 요리는 결국 사랑이 닿는 곳에서 가장 깊은 의미를 갖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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