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에서 있었던 일
6월 28일 학생들에게 만 나이에 대해 설명했다.
나이를 세는 법뿐만 아니라 만 나이제를 시행하는 이유와 목적도 함께 알려 주었다. 나아가 나이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를 함께 가르쳤고 아이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잘 받아들였다.
한 친구가 듣는 내내 혼란스러운 표정이더니 마지막에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선생님 저는 생일이 아직 안 됐고 제 동생은 생일이 지났는데 우리가 원래 한살 차이거든요, 그러면 저는 제 동생과 동갑이 되는 건가요, 생각지 못했던 질문에 박장대소를 하며 그렇다고 알려주었다. 멋쩍게 웃어 보이는 아이의 눈에 조바심과 긴장감이 서리는 게 훤히 보여 정말 귀여웠다. 네가 형이니 동생에게 잘 가르쳐 줘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그러니 여전히 형에게 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고 말이야, 그 말을 들은 아이는 한결 안심이 된 표정으로 알겠다며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반 애들은 그날 10살에서 8-9살이 됐다. 똑똑한 애들을 잘 가르친 덕에 '나는 9살이고 너는 8살이니 누나라고 불러라' 따위의 말은 오가지 않았다. 얘들은 만 나이제 덕분에 조금이라도 더 자유롭고 행복한 미래를 맞이하게 될까. 그럴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그날 선생님은 30살에서 29살이 되었다. 애들한텐 비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