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된 선고로서의 삶에 관하여

파멸과 구원의 기막힌 엇갈림에 대해

by 방구석 룸펜

삶은 늘 예상과 정반대인 곳에서 허를 찌른다. 실로 신기한 악취미다. 이 기만 전술에 당한 사람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파멸은 때론 아름다운 구원의 얼굴을 하고 찾아온다.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인데, 하기는 그도 그럴 게,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로움을 거부하고 해로운 것에 끌리도록 되어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입에 쓴 약은 마땅히 몸에 좋아야 하건만, 어쩌면 이 삶의 인과는 내가 적극적으로 바라지 않을 때만 그것을 허락했던 것 같다. 아아. 낯익고 독살스런 그 이름, 운명!


그런데 기적이란 건 항상 생각보다 더 가까운 곳에 있지 않았나. 심술궂게도, 운명은 내가 가장 기대하지 않은 순간에, 인생 최대의 행운을 바로 내 코앞까지 떠먹여 줄 것이다. 이미 나는 몇 번인가 그것을 경험한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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