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온기'라는 표현에 대한 생각들

별첨 - 시 '부싯돌'

by 방구석 룸펜

요즘 디지털 세상에서 횡행하는 "사이버 온기를 나눈다"는 말은 좀 이상하다. 저런 말들이 뜻하는 바, 어쩌면 사회 일각에서 소통의 본질에 대해 좀 잘못된 렌즈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서다.

사이버 온기가 뭇 인간이 갈망하는 '실제 교감'의 대체재(열화 복제품)라고 친다면, 그 대척점에는 마땅히 진짜 온기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뭣이 '진짜'일까?

한겨울의 설산에서 조난을 당한 경우를 제외하면 사실 물리적인 온기가 절박한 경우는 거의 없다. 그리고 문명 사회에서 살고 있는 한 좁은 의미의 온기를 얻기 위해서는 난로, 차량용 히터, 핫팩 같은 대체재가 얼마든지 있다.

누군가 간혹 자신이 외롭다고 느낄 때, 추가로 몸에 걸칠 옷가지가 필요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례로 나는 아무리 마음의 온기가 간절한 때라도, 핫팩 백만 개를 준들 내 절친과 바꾸지 않을 것인데, 설령 전자가 살아 있는 인간보다 휴대성과 실용성에서 우세할지라도 그렇다.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온기는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그냥 온기다. 누군가가 타인을 위하여 고이 내어준 마음을 굳이 사이버 온기라고 폄하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 이 비유는 적어도 한 가지 진실을 내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에너지의 발생 메커니즘에 있어서, 사물의 마찰이나 충돌이 물리적인 열을 발생시키는 것처럼, 사람들끼리도 각자의 입장에서 전력투구하고 진심을 부딪치다 보면, 보이지 않는 열이 발생하고, 따라서 의도치 않게 가슴도 덥혀지곤 하는 게 아닐까.

이때, 한 가지 다짐하기를. ㅡ 무슨 공이든 진심으로 던지고, 진심으로 받겠다. 위치나 상황에 관계 없이. 만일 그럼으로써 깨져야 한다면, 마땅히 깨지겠다.

그 이유에 대해 말하자면, 나란 삶이 워낙 요령부득이어서, 앞으로 남은 수십 세월을 헤쳐 가기에 이런 수밖에는 모르는 탓이므로, 그로 인한 손실은 모조리 이 한몸 살아내기 위한 노잣돈으로 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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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싯돌

사람과 사람 부딪고
마음들끼리
부둥켜 어울리는 것은

부딪혀 깨지는 게 아니다
마음을 벼리는 것이다

조막돌 두 개가 부딪으면
번쩍하고 섬광이 일고

모난 부분들 쓸려 나간다

덮쳐 삼키는 바람벽
꿰찢을 기운이 솟고
비로소 한 마음
오롯이 단단해진다

하늘 건너 겹쳐 쥔
손바닥 사이로
한 줄기 빛이 비추기 위해
돌은 돌을 마주보고
오늘도 쉼 없이 구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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