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수량 Mar 15. 2023

'일잘러=좋은 엄마'가 되는 마법의 직업 북큐레이터

강나예 인생소개서



안녕하세요, 글쓰는 사업가 김수량이라고 합니다. 

브런치에는 첫 글이네요 :)


15년간 직장생활만 하다가, 좋은 기회를 만나 창업한 뒤로는 글쓰기 사업과 관련해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어요. 

브런치에는 사업가의 자소서인 '인생소개서'를 시리즈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구직자만 자기소개서 있나요? 

사업가도 자기소개서가 있어야죠. 

지금은 상품이 너무 많아 상품 보다 사람을 보고 사는 시대니까요 :)


인생소개서의 첫번째 주인공은 북큐레이터 강나예님입니다.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혀주고 싶어 책을 사고 강의를 듣다가, 북큐레이터가 되었다고 해요. (역시 될일될? ㅎ)

북큐레이터는 특정 브랜드에 소속돼 있긴 하지만, 본인이 일하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고 또 본인의 성과 만큼수익을 올릴 수 있어 반자영업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강나예님의 인생 항로를 참고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해요~






책으로 에너지를 바꾸다

강나예 인생소개서



북큐레이터로 들어선 지 어느새 6년.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 책을 읽고, 강연을 듣고, 공부를 하다가 습자지에 물이 스미듯 자연스럽게 접한 직업이 북큐레이터였다.


이 일로 큰 돈을 벌겠다거나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욕심이 없었기 때문인지 6년째 일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출근길에 콧노래가 나올 정도로 즐겁다. 

소박한 내 마음과 달리 회사로부터 인정받고 빠르게 승진한 비결도 일을 일이라 생각치 않고 놀이처럼 즐겁게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웅진북클럽 부산 서면지점 팀장 강나예님



나는 엄마다


알콩달콩 행복한 가정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서른 이전에 아이 둘을 낳고 오롯이 육아에 집중하며 아이들을 잘 키워내고 싶었다.


일찍 결혼해 스물 여섯 첫 아이를 가진 것을 알았을 때, 그 때처럼 인생에서 설레인 순간이 없다. 

임신테스트기를 확인하고 병원에 가서 임신임을 확인받았을 때 마치 내가 다른 존재로 진화하는 기분이었다.


아직 콩알만큼도 되지 않을 아기에게 매일매일 책을 읽어주었다. 

미리 동화책 세트를 몇 질이나 구매해놓고 세상의 모든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읽어주었다. 

EBS <60분 부모>를 꼬박꼬박 챙겨보고, 좋다는 부모 교육은 모두 쫓아다녔다.


그러던 와중 강의를 들으러 간 곳 중 하나가 <웅진북클럽>이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 어떤 부분을 짚고 넘어갈 지, 어떤 대화를 나눌 지, 아이의 반응에 따라 어떻게 응대하면 좋을지 등등 책 활용법을 얘기해주는 것이 너무 좋았다.


마실 가듯 자주 강의를 듣자 웅진북클럽 측에서 북큐레이터를 제안했고, 결혼 후 처음으로 직장생활을 고려해보게 되었다.


“여보, 나 북큐레이터 해보면 어떨까?”

“뭐? 애들은 어떡하고?”

“바로 그것 때문에 이 일을 하려는 거야. 우리 애들 더 잘 키우고 싶거든. 내가 책을 제대로 꼭꼭 씹어 흡수해야 우리 애들도 더 잘 가르칠 수 있잖아.”

“어린이집 갔다 오면 애들은 누가 봐?”

“이 일은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서 어린이집 끝나기 전에 집에 올 수 있어.”


남편은 여전히 떨떠름한 표정이었지만 일 때문에 육아에 소홀할 일은 없을 거라고 남편을 안심시켰다. 좋은 엄마가 되는 일로 돈도 벌 수 있다니, 내게 이보다 더 나은 직업은 없을 것 같았다.




아이가 변하고 남편이 변한 ‘말’의 힘


경단녀라 일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직장에 나가니 신이 났다. 

엄마들의 천국인 듯 동료 대부분이 아이를 기르는 엄마들이었고, 육아에 대한 고민을 스스럼없이 나눌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7년간 혼자서 외롭게 아이들하고만 지내다가 마음 맞는 친구들을 잔뜩 얻은 것 같았다.


남들은 돈 벌려고 직장에 다니고,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고, 맞지 않는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다고 하는데, 나는 동료들과 ‘어떻게 아이들의 생각하는 힘을 길러줄까’ 함께 고민하며 오히려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이었다.


책을 깊게 읽는 법을 배우면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방법도 변했다. 

이전에는 한권이라도 더 읽어주려고 애썼다면, 아이의 반응을 살피며 아이가 관심 있는 부분을 깊이있게 파고드니 오히려 아이들이 엄마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졸랐다. 

밤에 늘 안 자려는 아이들을 재우느라 애를 먹었는데, 늦게 자면 책 못 읽어준다고 으름장을 놓으면 순식간에 잘 준비를 마쳤다.


한번은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무릎을 다쳐왔길래, 소독약을 바르고 밴드를 붙여주는데 아이가 갑자기 질문을 했다.


“엄마, 피는 왜 나는 거야?”

“서준이 몸속에 피가 흐르고 있는 건 알고 있지?

“응! 엄마가 우리 몸은 뼈와 근육으로 돼 있고, 근육 속에는 피가 있다고 했어.”

“와, 잘 기억하고 있네! 피가 우리 몸속에서 어떻게 흐르냐 하면, 아주 아주 가는 핏줄이 우리 온몸에 퍼져 있어서 그 핏줄을 따라 피가 이동하는 거거든. 근데 서준이가 넘어지니까 살갗이 까지고 핏줄이 터지면서 피가 나오게 된 거지.”

“아, 핏줄이 내 몸 어디든 다 있으니까 어디를 다쳐도 피가 나는구나.”


아들과 대화하면서 피의 역할과 성분을 비롯해 자연스럽게 우리 몸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누게 되었는데, 아들이 아빠가 오자마자 대뜸 아는 척을 했다.


“아빠, 피가 왜 빨간 줄 알아요? 내 몸에 적혈구가 엄청 많아서 그래!”


아빠에게 새롭게 알게 된 걸 자랑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남편은 6살 아이 입에서 적혈구, 백혈구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니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당신 북큐레이터 하는 게 애들 공부에 도움이 되긴 되나봐.”


남편이 은근슬쩍 말하자 때를 놓치지 않고 쐐기를 박았다.


“그럼! 내가 우리 아이 잘 키우려고 이 일 하는 거라고 얘기했잖아. 책으로 육아해서 공부 잘하는 아이보다 생각 잘하는 아이로 키울 거야.”


이후로는 내 사회생활을 불편하게 바라보던 남편의 시선이 달라졌다. 

그리고 늘 자신의 의견만 주장하던 남편이 내 얘기를 듣기 시작했다.


남편은 ‘뭐뭐 하지 마’라는 부정어를 주로 썼는데, 내가 긍정 표현으로 바꿔쓰자 남편이 따라하기 시작한 것이다. 

가족 다같이 저녁에 산책을 나갔다가 아이들이 뛰어다니자, 남편은 여지없이 “뛰지 마!” 하고 야단을 쳤다. 

내가 다시 “얘들아, 천천히 걸어보자” 하니 아차 싶은 모양이었다.

예전 같으면 한번 더 뛰지 말라고 짜증을 냈을 텐데, 말을 바꿔 걷자고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나는 ‘말’의 힘을 믿는다. 말에는 에너지가 담겨 있어서 뱉는 순간 다른 사람에게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애정을 담아 말하면 힘이 되고, 미움을 담아 말하면 병을 줄만큼 강력한 것이 말이다.


내가 밖에서 얻은 좋은 에너지를 말에 담으니 아이들이 행복해지고, 아이들의 말이 바뀌니 남편도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웅진북클럽 부산 서면지점 팀장 강나예



에너지의 흐름을 바꾸는 에너지체인저


일을 하며 오히려 가정이 화목해지자 절로 다른 엄마들에게도 예쁜 생각, 예쁜 말로 행복해지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다.


예전의 나처럼 좋은 부모 강연을 듣기 위해 웅진북클럽에 오는 애기 엄마들이 있으면, 먼저 가서 애를 봐주겠다고 했다. 

유모차에 놔둬도 칭얼거리고, 애기를 안고 수업을 듣기도 불편하니 편하게 강의 들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강의가 끝나면 꼭 책에 대한 얘기가 아니더라도 육아나 가정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오신 분들이 뭐라도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어갔으면 했다.


아이가 시험을 못 치고는 우울해한다는 말에 “잘 크고 있다는 신호네요. 우울한 감정을 표출했잖아요. 그 나이 때 감정을 감추면 성인이 돼서 문제가 돼요” 해주면, 얘기를 꺼낸 엄마는 한결 안심하는 표정이었다. 

아이가 요즘 들어 자꾸 엄마 말꼬리를 물고 늘어져 고민이라는 엄마에게는, “생각이 많아지고 있네요. 똑똑한 아이로 자라나겠어요!” 하면 얼굴이 환해졌다.


아이는 커가면서 발단 단계가 있는데 ‘내 아이는 왜 이러지? 뭐가 문제지?’ 하고 생각하면 한없이 스트레스지만, ‘지금은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질문을 하는 때구나’ 하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것이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절로 마음이 열리듯이, 엄마들의 마음을 알아주자 엄마들이 내게 마음을 열었고, 그 엄마들이 자녀의 마음을 인정해주자 자녀들의 나쁜 버릇이 사라졌다. 

좋은 에너지가 점점 더 넓게 전파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가장 기분 좋은 사례는 내게 상담을 받았던 어머니가 북큐레이터가 되고 수석북큐레이터까지 승진했을 때였다. 

아이가 넷이나 되는 엄마였는데, 그 아이들을 다 밝고 건강하게 키우면서 선생님으로도 승승장구하는 모습이 너무 멋졌다.


‘아이의 10년 후를 생각합니다’


회사에서 항상 되뇌는 말이다.

 늘 아이만을 생각하며 하던 말인데, 최근에 문득 ‘나의 10년 후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 북큐레이터로 시작해, 선임, 수석을 거쳐 팀장이 되고 국장을 앞두고 있는 지금 앞으로 나는 더 어떤 꿈을 키울 수 있을까? 

아이에게는 큰 생각, 큰 꿈을 가지라고 하면서 내 꿈은 더 키우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자각이 들었다.


이제 내 나이 마흔, 앞으로의 평균연령을 생각하면 나는 아직 인생의 청년기다. 

무엇을 하든 ‘엄마의 행복’을 우선하는 일을 하고 싶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니까. 

눈부신 긍정 에너지를 전파하면서 온 세상 엄마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그 엄마들이 다시 행복을 뿜어내는 에너지의 확장을 이루고 싶다.


마흔, 내 인생은 앞으로 더 꽃피울 일만 남았다.




강나예님 인스타그램



☞ 명함 대신 건네는 나의 소개서!

인생소개서 신청은 요기 꾸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