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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꽃이 지다

by 정영의

씨앗인 채 겨울을 견딘 꽃들

굳은 약속을 한 듯 어우렁더우렁

다 함께 피더니 다 함께 지누나


아름다운 꽃은 덧없는 법이니

시드는 꽃에서 눈을 돌리지 마라

목숨의 덧없음을 탓하지 말라


모든 숨지는 것들의 꿈같은

그 아름다움에 일동, 경례!

보라! 너희도 이러할지니라!


눈물 젖은 눈 부릅떠 전송하라

내뿜은 제 악취를 수의 삼아

마지막 숨을 거두는 저 미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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