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물속에 잠겨있는 것처럼 고요하다. 몸은 내려가려 해도 내려가지지 않을 정도로 너무 가벼워서 천장에 둥둥 뜨는 느낌이다.
누워있는 내가 보인다. 젊고 생기 넘치던 내 얼굴은 온데간데없다. 머리는 온통 하얗고 탄력 없이 축 늘어진 피부와 근육이 빠져 앙상해진 몸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낯익은 얼굴들이 내 손을 잡고 흐느끼고 있다. 그들 중 한 명은 내 귀에 대고 어떤 말을 전하고 있다. 그의 목소리와 삐-하고 울리는 기계음이 울렁거리며 퍼지는 것처럼 들려온다.
그렇다. 당신의 인생의 끝을 유체 이탈의 상태로 지켜보고 있다. 처음엔 그냥 무섭거나 슬픈 감정이 들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어느 정도 마음을 추스르고 나면, 그다음 드는 느낌은 마냥 슬픈 기분만은 아닐 것이다. 당신이 살아온 삶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전하지 못한 말, 용기 내지 못한 순간, 이루지 못한 꿈들이 후회라는 시간으로 당신을 찾아올 것이다. 언젠가 찾아올 죽음의 순간에 당신은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는가?
물론,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후회를 한다. 하지만 그럴 수 있는 '영역'이라는 게 존재한다. 예를 들어, 사랑이라는 분야에서는 다분히 일어나는 일이다. 오랫동안 짝사랑한 그녀에게 끝내 고백하지 못한 일,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더 많이 표현하지 못한 일, 오래된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일 등은 그럴 수 있는 후회의 영역이다. 아, 물론 소홀히 해도 된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감정의 동물인 인간은 이런 후회의 순간들을 어쩔 수 없이 만들어가며 산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사람이 어떻게 매 순간 논리적인 판단으로 실행에 옮기겠는가.
하지만 꿈의 영역에서는 말이 다르다. 사랑의 영역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판단해서 바로 표현해야 하는 선택의 순간들이 많지만, 꿈의 영역에서의 선택은 비교적 긴 시간이 주어진다. 충분히 생각하고 판단할 물리적인 시간이 주어지며, 각 분야에서 성공을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고 들으며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심지어 잘못된 선택을 내렸더라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신의 일에 열정이 생기지 않는다면 그동안 솔직한 선택을 하지 못했거나, 바로 잡아야 하는 시기가 왔음을 의미한다.
인간은 인생의 반을 일을 하거나 꿈을 꾼다. 꿈의 영역에서 찾아오는 선택의 순간마다 솔직하지 못했다면 당신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절반은 후회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당신이 치열하게 살아온 인생은 어떤 의미가 있었나. 결과를 떠나, 하고 싶은 일을 충분히 해보고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는 삶이었나?
인생의 끝을 미리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매 선택의 순간마다 달라지는 내 인생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선택할 수 있다면 인생이 얼마나 쉬울까. 하지만 그럴 수 없기에 인생이다. 그렇기에 당신은 지금 더 솔직해져야 한다.
학창 시절 친구의 권유로 갑자기 미대 준비를 했다고 치자. 성적이 괜찮았던 당신은 일반 대학을 목표로 공부했더라면 꽤 괜찮은 대학에 갈 수 있었다. 하지만 "넌 미술에 재능이 있어"라는 친구의 말에 혹해 미대 실기시험을 준비하느라 내신은 나빠지고 심지어 미대도 떨어지게 되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당신은 어떠한가. 친구를 원망하거나 혹은 자신을 자책할 것인가.
살다 보면 이런 선택과 후회의 순간은 매일 찾아온다. 위 사례처럼 남이 하는 소리에 혹해 다소 신중하지 못한 결정을 하기도 하고, 남들 눈을 의식하느라 진짜 꿈을 포기하고 다른 선택을 하기도 한다.
미안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이는 모두 당신의 잘못이다. 잘 나아가고 있는 나를 흔들어 놓은 친구의 잘못도 조금은 있다고 억울해할 수도 있겠지만 1%도 억울해하지 마라. 선택은 당신이 했고 모든 후회는 당신이 짊어져야 한다.
만약에 친구의 말대로 미대를 준비해서 합격했고, 당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면 꿈을 찾게 해 준 그 친구는 당신의 평생의 은인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친구는 당신의 생각과 선택의 폭을 넓혀준 고마운 사람일 뿐이다. 꿈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성급하게 결정을 내린 것은 본인이다. 그러니 억울해하지도 원망하지도 마라.
지금 당신이 서있는 자리는 당신의 선택들이 모여 만들어낸 결과라는 말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이 문장을 마주하고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얼얼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의 현실을 불평하고 핑계 댔지만 사실 이 모든 건 내가 선택한 것들이 모여 내게 가져다준 결과가 맞았다. 그걸 깨달은 순간, 이후에 다른 선택의 순간들이 왔을 때, 보다 신중해질 수 있었다. 반대로 기회라고 생각이 들면 머뭇거리지 않고 용기 낼 수 있었다. 좀 더 책임감을 갖고 내 삶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되었다고나 할까.
당신에게도 한 가지 확실한 해결책을 주려고 한다. 앞으로는 그런 후회의 순간들에 당신의 머릿속에 맴도는 '남 탓'은 무조건 '나의 탓'으로 돌린다. 그 모든 건 당신의 잘못이다. 객관적으로 따져봐도 남의 잘못이 70이고 나의 잘못이 30이라 해도 당신이 100% 잘못했다고 생각하라. 억울한가? 아니다. 이건 모두 당신을 위한 처방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삶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모두 '나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하면 억울하지도, 쉽게 우울에 빠지지도 않게 된다. 남 탓을 하지 않게 되면 책임감과 신중함이 성숙해지게 된다. 그리고 그 마인드셋은 성공으로 가는 나비효과를 일으키며 당신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 준다.
천재지변과 나쁜 놈들이 벌이는 범죄를 제외하고는 모두 나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되새겨보자. 자신이 선택한 일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면, 당신이 이루지 못한 꿈에도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이는 나 또한 살면서 직접 경험한 사실이며, 성공한 많은 이들이 말하는 필수 불가결한 성공 요소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