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너 같은 여자도 하는데 내가 왜 못하냐고 덤벼 들었다가 수 없이 망한 인생 정말 많이 봐 왔다.
사업의 기본조차도 안 된 사람들이 세상의 시류에 따라 휩쓸렸다가 몸과 마음을 모두 다치고 나서 밀려 나오는 그런 위험한 병이 사업이다. 사업에 있어서 여자 남자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담한 결정력과 사람의 마음을 아우르는 인간미와 가장 중요한 그 무엇과도 대신할 수 없는 신용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사업을 할 때 자신의 이익에 눈이 멀어 신용이라는 중요한 덕목을 잊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자기 것만 원하고 남의 것에는 조금 더 무딘 사람들은 사업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사람은 저마다 그릇이 다 다르다. 자신의 그릇의 크기를 아는 것 그 자체가 자신들의 행복을 여는 길이 아닐까 싶다.
사업을 할 수 있는 사람,
그 옆에서 모든 업무를 도와줄 수 있는 참모 역할이 어울리는 사람.. 다들 제각각의 능력으로 사업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나는 나를 필두로 각자의 자리에서 다른 자리를 욕심내지 않고 자신의 주어진 역할에 책임을 다하는 가족과 같은 사람들과 일을 하였다. 나는 그들에게 의리로 그들 또한 나에게 그들 방식의 의리로 우리는 서로서로 아껐다.
나는 사업이라는 거대한 틀에 맞는 성격을 타고난 것임에는 분명했다.
단지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 몰랐던 거뿐이지, 사업에 있어서 가장 기본인 것들이 내 안에 존재하고 있었다. 이러한 장점들이 나의 사업의 성공을 가져다준 이유었을 것이다. 이런 점들은 단 사업에서뿐만이 아니라 살아가는 인생에 있어서도 아주 중요한 점들이다.
나는 냉정함과 인간적인 온화함 두 가지 모두를 가지고 있었다. 사람을 다루는 힘이 있었고, 나의 모든 말들이 그들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했다. 모든 것을 결정할 때 쌍방의 원만한 합의를 이루어 내는 결과가 나오게 하는 편이다.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결정은 양쪽 모두에게 신뢰를 준다.
내 옆에 서 있는 이 남자....
내가 알고 있는 거라고는 분명 좋은 대학 나와서 소위 말하는 대기업이라는 수출부에서 일했다는 부심으로 거만을 떨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
세상의 시류 속에 합류하려고 그 거만함을 가져다준 그 조직을 버리고 자신만의 사업을 벌이려고 이 곳에 나와 함께 서 있다.
사업은 머리로 하는 것도 있지만 세상을 보는 눈도 있어야 하는데 이 사람은 자신의 머리만 믿었지 그 안의 도사리고 있는 발로 뛰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사업의 거대한 틀을 읽는 능력이 없었다. 솔직히 머리도 그다지 좋아 보이지도 않았다. 공부 머리는 있었겠지만....
자신의 조직 안에서 자신의 일만 하면 됐던 그 안전한 조직사회에서 스스로 알아서 발로 뛰지 않으면 안 되는 위험한 상황을 미처 몰랐던 것이다. 그 안전한 조직이 자신에게는 얼마나 행운이었는지를 모를 것이다.
시종일관 나를 무시하는 그의 표정에서 나의 기분이 상했다.
뭘 믿고 저렇게 나를 무시하는지 나는 냉정해지기 시작했고 , 그 사이에 끼여 있던 나의 아버지는 나의 성격을 알고 있기에 살살하라는 눈치를 주었다. 앞으로 그에게 일어날 일들이 내심 걱정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아버지의 잇김이 개입할 문제가 아니었다.
나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나는 일단 오더를 받을 때 어느 경우에도 적정선에서 벗어나지 않게 안전하게 오더를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 이익이 나지 않을 수가 없게 만든다.
환율이 오르고 내리고 하는 차이가 하루에도 수십 번 일어나기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일을 해도 이익이 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나의 경험상 그렇게 잡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일단 책정된 만큼의 돈만 받으면 되었기 때문에 환율이 달라지면 고스란히 그 사람의 손해로 들어간다. 실제로 이 사람은 핀란드로 차를 인수해 주기 위해서 왔지만, 그가 나중에 쥐고 가지고 간 이득은 거의 없었다.
아니 오히려 자신의 파트너와 주고받는 전화비로 인해 마이너스가 날 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나도 핀란드 호텔에서 한국에 있는 사무실로 전화를 사용하는 바람에 상상을 초월하는 전화 폭탄요금을 경험했는데 그 사람은 오죽했을까? 그 당시 유럽의 전화 사용료는 엄청나게 비쌌다.
이미 그에게 차 가격은 오더를 내린 그 순간에 정확하게 끝났다.
차를 인수하는 순간에 환율이 내려야만 그에게 이득이 가는 구조였다.
이미 차 가격은 정해져 있고 환율은 들쑥날쑥했다. 그러나 그쯤 해서 환율은 내리기는커녕 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미샤에게 차 가격을 달러로 받아 그 날의 환율로 쳐서 그에게 건네주면 되었다. 나의 이득금을 빼고 난 나머지를.... 그런데 이 남자 수출부에 있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는 것이 없었다.
쉴 틈 없이 면박을 주는 내 뒤에서 안절부절못하는 아버지
호텔로 돌아와 나를 나무란다. 못되게 굴지 말라고 그 남자가 불쌍해서 미치겠다고.....
실지로 아버지는 이득금을 그에게 좀 나눠주라고 까지 했다. 도저히 불쌍해서 못 보겠다고..
나는 들은 척도 안 했다.
손해를 봐야 다시는 사업이란 걸 안 하지..
사업할 그릇도 안 되는 게 거만을 떨고 앉았다고 오히려 아버지한테 더 크게 반박을 해 버렸다.
참 못된 성격이다. 나를 밞는 사람에게 더 잔인하게 짓밟아주는 성격이 나에게 있었다.
그러나 이 성격이 있었기에 그 거친 바닥에서 이만큼 버팅기지 않았을까 나 스스로 면죄부를 준다.
핀란드에 도착해서 미샤에게 전화를 했다.
미샤는 자기가 묵었던 호텔의 정보를 알려주었다. 헬싱키에서는 그곳이 자기가 알고 있는 곳으로는 가격도 좋고 괞챦은 곳이라고.... 미샤는 그의 일행을 데리고 차고지가 있는 곳으로 직접 오게 되어 있었다.
나의 파트너는 이미 한국에서 예약해 놓은 곳인 다른 호텔로 가면서 헬싱키에서 기차로 두 시간이 걸리는 쌍용의 유럽의 차고지가 있는 곳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각자의 행선지로 헤어졌다.
고등학교 시절 책에서 핀란드의 독립을 주재로 했던 책 속의 나라에 내가 지금 서 있다.
믿기지가 않았다. 이런 식으로 이 나라를 오게 되리라고는....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오로라와 산타 클라우스 할아버지가 있는 나라.... 스키를 타고 지하철역까지 와서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 모든 것이 신기했다.
그 책에서 나온 회색빛 그런 배경이 아닌 색다른 북유럽의 중심인 헬싱키에 나와 아버지가 서 있는 것이다.
사실 이번 여행은 차를 팔기 위한 여행이기보다는 나의 아버지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 주고 싶어서였다.
다른 나라를 두 번이나 가고도 남을 비행기 표를 구하고 나서 나 또한 쉬고 싶었다.
러시아에서 돌아온 온 이후로 쉼 없이 달려온 후에, 나를 잃어버리고 살았던 나 자신에게도 잠시 휴식을 주며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