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샤는 자신의 본업을 병행하며 주기적으로 한국으로 들어와 차를 사 가지고 갔다. 자신의 친구들을 나에게 소개 시켜주기도 하였는데, 젊은 그들은 러시아의 미래였다.
억눌린 시대의 막을 내리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자 그들은 그들 속에 감춰져 있던 젊음을 있는 그대로 자신들의 삶에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내가 억눌린 나 자신 속에 감춰져 있던 나의 본능을 내 젊음 속에 모든 것을 투영시키고 있듯이 말이다.
그들과 나는 젊었고 우리는 각자 자신들의 새로운 미래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었다.그들과 나에게는 젊음이 있었다. 내 삶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값진 재산을...
미샤가 자신들의 친구들을 데리고 나의 사무실에 나타났다.
차 몇 대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그 차를 구해달라고 했다.
서울에서 구할 수 없는 차는 부산의 김 전무에게 연락을 하여 필요한 차를 구해 달라하면 알아 봐 줄 정도로 협업이 잘 되어 있었다.나는 바이어를 제공해 주고 그들은 나에게 차를 제공해 주는 것이었다.
나는 이미 예전의 돈 몇백 손에 지어주고 자신의 밑에서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는 나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만큼 자동차 수출은 이제 서울로 치중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로 상부상조하고 있는 사이 어느 날, 김 전무에게 전화가 왔다. 급하게 돈이 만불이 필요한데 융통을 해 줄 수 있냐고 말이다.사업을 하다 보면 단 돈 백만 원이 부족해 피가 마를 때가 있다.복수는 곳곳에 있었다. 두 말도 안 하고 계좌번호를 물어보고, 그 즉시 보내주었다.
분명 그 돈은 큰돈이었다. 나에게도...
그러나 그 순간 나는 완벽한 복수를 위하여 나의 귀한 돈 만불을 걸었다.갚지 않아도 그만이었다. 받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받으려고 하지 않던 돈이 며칠 만에 정확하게 나의 계좌로 들어왔다.나의 복수는 완벽했다. 아무것도 잃지 않은 채..김 전무에게 더욱 나에 대한 존재가 아까울 미련만 남긴 채 말이다.
의리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덕목이 아니다. 그걸 나는 가지고 있었다. 세상을 향해 거짓 없는 의리로 나는 살아남았고, 그 흔적들이 길이 되어 내가 걸어가는 나의 미래를 밝혀 줄 거라 나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돈을 갚고 난 후, 김 전무는 혹시 핀란드에 있는 차를 팔아보지 않겠냐고 나에게 물어보았다.
아는 지인이 쌍용 자동차 수출부에서 일하다 사업을 시작하였는데, 차 몇 대가 핀란드에 묶여 있다고 했다.
바이어가 필요한 문제였다.
곧바로 나는 미샤에게 전화를 했다.
좋은 가격의 차가 지금 핀란드에 있는데 혹시 살 의향이 있느냐고 차의 가격은 엄청 좋았다.
바로 오더에 들어갔다. 그 자리에서 쌍용 코란도 7대를 팔아치웠다.
오더를 받고 나니 문제는 그 차를 팔기 위해서 누군가는 핀란드로 가야 했다. 그쪽 사장과 내가 같이 가야 할 상황이 생겼다. 그 사장은 미샤를 알지 못했고 미샤도 그 사람을 믿을 수가 없으니, 결국은 내가 가야 할 판이었다.
핀란드는 미샤가 살고 있는 상페테스부르크에서 비교적 가까워 모스크바나 그쪽에 살고 있는 러시아 상인들은 핀란드를 경우 해서 들어가기도 했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익숙한 곳이었다.차 가격도 좋지만 그들에게는 운송비가 절약되기 때문에 더없이 좋은 딜이었다.
나의 아버지는 핀란드라는 생소한 나라라는 곳을 알기 위해 밤마다 책을 사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나의 완벽한 포터맨인 아버지와 함께 나는 핀란드로 간다
차를 팔기 위해서................
한국에서 핀란드로 가는 직항이 없어서 독일항공인 루프탄자를 타고 프랑크프루트행 비행기를 탔다.
거대한 세상의 원동력인 프랑크프루트의 공항 안은 수많은 전 세계 사람들로 붐벼 나고 있었다.
그 속에서 낯익은 러시아 상인들도 만나 볼 수 있었다.
세상은 넓었다. 내가 가는 길만 보이는 익숙한 세상이 아닌 나의 발이 닿지 못한 곳에 있는 낯선 세상 또한 빠르게 생동감 있게 움직이고 있었다. 어디가 어딘지 모를 만큼 넓은 공항만큼이나 마치 내 집인양 자연스럽게 나의 발걸음도 빨라진다.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나는 하나하나 가슴에 새기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이 곳에서 우리는 핀란드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탈 것이다.
나의 옆에는 거만하고 무뚝뚝한 새로운 파트너가 입을 굳게 다물고 나와 같은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