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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seniya Jun 29. 2023

바질의 향기는 사랑입니다

올해의 날씨는 이곳도 역시나 이상기온을 피하지는 못했다.

예년보다 늦게 봄이 돌아왔다. 싹이 나와야 할 시기에 예상치 못한 추위가 닥쳐, 나와야 할 싹들이 모조리 죽고 다시 모종을 사 와야 할 일들이 생겨났다.

자연은 항상 예측이 불가하다. 식물들도 당황한 듯  나올 시기를 혼동해 더디게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매년 봄이 되면 나는 바질을 심는다. 작년까지는 성공반 실패 반으로 겨우 아들에게 줄 바질 페스토와 친한 몇몇의 지인들에게 나누어 줄 바질만 건졌을 뿐이다.

심기만 하면 난다는 바질 키우기가 나에게는 그리 쉬워 보이는 농사는 아니었다.



내가 바질을 심는 이유는 큰아들을 위해서다. 유독 경험하지 못한 생소한  음식의 맛을 즐길 줄 아는 미식가인 아들은 바질로 만들어진 페스토나 생 바질 잎이 들어간 바질 스파게티로  하루 세끼를 해결할 정도로 바질 페스토 마니아다. 시중에 파는 바질로는 감당을 할 수 없어 남아도는 땅에 이곳저곳에 심기로 마음을 먹었다.

씨앗을 뿌려 번식시키기에는 아무래도 쉽게 싹을 틔울 것 같지가 않아,  마켓에 식용으로 파는 화분에 들어있는 작은 바질을 사다가 물꽂이를 시켜서 키우기로 맘먹었다.

이 방법이 내가 바질을 키우기에 어렵지 않고 키울 수 있는 방법인 듯하다.

바질은 싱싱하고 굵은 줄기를 잘라   물에 꽂아두면 뿌리를 내려 비교적 쉽게 모종을 얻을 수 있다.

그렇게 뿌리를 내려 밖의 기온이 올라 따뜻한 온도가 되면  밭에 옮겨 심었다.

부지런히 순 자르기를 해주었더니 유튜브에서만 볼 수 있는 싱싱하고 풍성한 잎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새벽이슬을 가르며 슬리퍼를 신은채, 바질이 심어져 있는 화단에 들어가 간밤의 이슬을 머금고 있는 싱싱한  바질의 향기를 맡으면 그 상큼한 향을 표현하기가 힘들다.

마음속까지 후벼 파고 들어가는 바질의 향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청량감과 행복감을 준다.

신선한 바질의 잎들을 따서 한 바구니가 채워지면 아들을 위한 페스토를 만든다.

사실 이 흔하지 않은 바질 페스토를 만들기란 너무나도 흔하게 여기저기 소개되어 있기에 새로울 것도 없는 레시피다.

다만 풍부하게  구하기 힘든 신선한 바질이 바질 페스토의 가장 기본적인 레시피이기도 하니 나의 밭에서 풍성하게 자란 바질이 레시피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나 생각한다.

아낌없이 들어간 바질잎과 함께 어우러지는 부재료들인 넛과 올리브 오일, 그리고 파마산 치즈의 조합은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다. 여기에 살짝 참치 액적을 첨가해 주면 감칠맛이 도는 바질 페스토가 완성이 된다.

이쁜 병에 소독을 하고 난 후, 아끼던 지인들에게 선물을 하기 위한 포장을 하고 나면 나는 어느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아직도 바질 페스토가 그다지 흔하지는 않은 먹거리이다 보니 생소하게 받아 든 지인들의 표정은 갸우뚱 하지만 한 번 맛을 보고 나면 잊힐 수 없는 맛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이 가져다주는 먹거리에 관심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연에서 나오는풍부한  식물들이 제 각 자신들의 역할이 다 성 있게 다르다. 그러나 다 같은 공통점은 몸에 좋지 않은 식물들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심지어 맹독을 지니고 있는 독초들 조차 그에 맞게 법제를 하고 나면 명약으로 탈바꿈하기도 하니 실지로 버릴것이 없는 야생초들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생활에 쓰임이 많은 허브 중에 바질을  가장 먼저 심는 이유는 그 쓰임새도 많지만, 형언할 수 없는 그 향기에 도취되어 도무지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의 허브 가든에는 각국 나라들의 특이한 음식들을 위한 식재료를 위해 여러 가지 허브들이 심겨 있지만 나의 바질 사랑은 허브 중의 단연코 으뜸이다.


해마다 매년 봄이 오면 나는 허브를 심기 시작하고 싱싱한 바질의 잎을 따 사랑을 전한다.

싱그러운 바질 잎으로 고마운 사람들의 마음을 질의 향기보답한다.

또한, 오래 무병장수 보다 살아가는 동안 덜 아프지 않기 위한 건강한 먹거리의 관심이 늘어가는  요즘,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는 요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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