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설을 끝내면서.....

에필로그

by kseniya

누군가에게는 소설이지만, 나에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거대한 세상이라는 곳에서 일어나지 않는 일은 없었다. 작고 힘없던 나이만 먹어가며 자신이 원하던 원화지 않던 자신의 앞에 놓인 무겁고 단단한 돌덩어리로 된 돌다리를 하나하나 걷어내면서 걸어 나온 나의 운명이다.

학과 감성이 살아있어 그 길로만 가고 싶어 했던 철없던 소녀는 어느새 집안의 가장 아닌 가장이 되어 있었고, 아버지의 극진한 사랑 속에서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도 몰랐던 나는 그런 거대한 세상이 있는지도 몰랐다. 세상이 그저 순수하게만 돌아가기를 바랐지만 나에게는 그런 순수함보다는 현실에서의 좌절감이 먼저 다가왔다.


그러나 신은 그 당시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작고 여린 내 가슴에 더 강한 힘을 불어넣어주고, 어둠이 깔려 앞이 보이지 않던 내 앞에 놓인 암흑 같은 길에 빛을 내주어, 그 길을 빠져나올 수 있게 나에게 손을 내밀어 주었다., 나는 보이지 않는 그 거대한 힘의 손길을 잡고 거침없이 나갈 수 있었다.


혹자는 나의 글에 의문을 재기할 수도 있겠다.

스물아홉의 작고 여린 여자아이가 저런 일들이 가당 키나 할까? 소설 아니야?

꾸며낸 일이 아닐까? 시기심이 일수도 있겠다 싶었다.

왜 안 그렇까?

당사자인 나조차도, 혹은 내 옆에서 내가 일을 하는 모습을 지켜본 나의 핏줄인 나의 오빠도 그 현장 속에 있었지만 믿기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내 머릿속에 들어있는 온전한 내 경험이자 추억으로 써 내려간 글이기도 하고 더 솔직히 말하자면 오히려 내가 겪은 일보다 더 줄인 경우다.

누구는 없던 일을 부풀리기에 바쁠 수 도 있었지만 나는 오히려 나의 경험을 더 줄일 수밖에 없었다.

현실은 글보다 더 냉혹하고 잔인했다. 사실 나에게도 그 현실은 감당하기 벅찰 정도로... 죽음의 공포에 식은땀이 날 정도로 두려움에 떨기도 했다.

그 시절 감당하기 힘든 일을 하면서 나는 누군가에게는 로망이 되었지만, 분명히 말하자면 나는 오히려 그 당시에 내 영혼이 어디로 가 있는지 모를 정도로 무미건조하게 살았다.

원하는 일이 아닌 나의 감정과는 달리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어깨에 책임감이라는 무거운 돌덩이가 달려 있을 때 그 책임 하나만을 위해 살아왔다.

그 이후의 삶은 그런 삶을 살아온 나에게는 일어날 것 같지 않은 깊은 추락으로 이어졌지만, 나는 그 힘든 시기를 그 당시 내가 살아왔던 그 힘으로 견뎌내며 살아왔다.


문득 어느 날, 나는 나의 경험을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

아무도 믿지 않는 나의 주변 사람들과 심지어는 나의 아이들이 엄마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모르고 있었다.

적어도 나의 아이들은 지금의 엄마의 모습이 아닌 이렇게 살아온 때도 있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었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의 괴리감은 상상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지금의 나 역시 그날의 내가 들어있는 그때의 나이다.

그 뒤로 이어진 나의 힘든 삶은 나 자체를 바꾸어 놓았지만, 나는 지금도 변하지 않는 솔직하고 당당하게 그때의 정신으로 살고 있다.

나의 아이들에게 부끄럼 한 점 없는 자신들의 엄마로서..


이 글을 마치면서 나는 나에게 보상을 해 주고 싶었다.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남아있는 나의 인생의 뒤안길에서 안정과 평화를 기원하며.....

나의 소설 같았던 인생 이야기를 끝낸다.



지금까지 나의 글을 읽어주신 소중한 자신의 시간을 할애해 주신 독자분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