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집들의 대부분의 경우 들어오는 입구에 잡다한 물건을 넣어두는 작은 클라젯이 있다. 그리고 변기와 세면대만 놓여 있는 반개짜리 화장실이 입구 가까이에 설치되어 있는 게 보통의 집들이다.
그러나 이 집은 두 개의 풀 배스만이 있을 뿐 손님용 화장실이 없었다. 살다 보니 이 점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손님들이 올 때 사생활인 개인의 공간을 내어준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화장실이 하나일 때도 잘 살아왔지만, 습관이라는 것이 참 무서운 것이다.
화장실은 많으면 많을수록 편리하다는 걸 알았다.
요새 짓는 집들은 심지어 방마다 개인 화장실을 두는 경우도 있다.
남편은 고심 끝에 선룸이 있는 방향에 위치한 지하실 문에 연결되어 있던 계단을 다 뜯어내기로 한다. 계단을 뜯어 내고 반대 방향인 안방 쪽 통로를 뚫어 일자형 계단으로 다시 만들어 넣었다.
이렇게 뚫고 나니 기존의 계단이 있었건 곳에 허공에 빈 공간이 생겼다. 이 공간 위에다 남편은 손님용 화장실을 만들기로 했다. 즉, 지하실 계단 위 허공에다가 화장실을 만드는 것이다. 없는 공간을 만들어 내야 하니 일이 많아져서 약 한 달의 공사기간이 걸렸다.
플러밍부터 시작해 아무것도 없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야 하니 시간은 두배로 넘게 걸리는 것이다.
이 지하실 통로가 바뀌면서 안방의 크기도 줄어들게 되었다. 원래 안방의 크기가 어마해 그 정도 줄인다고 달라질 건 없었지만. 필요한 공간이 하나 더 생기면서, 지하실 문과 마주 보는 벽면에 옷이나 잡다한 물건을 넣어 두는 클라젯을 만들 수 있는 공간도 더불어 생겨났다. 일석 이조의 효과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계단의 위치가 바뀌면서 좀 더 효율적인 공간이 두 군데나 생겨나고 집은 훨씬 가치 있게 변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요즘 유행하는 안방 문을 반(barn) 도어로 바꿔 달라했다. 요즘은 참 편한 세상이다. 아마존에 조립식 반 도어를 주문 해 놓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니... 얼마나 편한 세상인지 모르겠다.
도착하면 집안의 색과 맞춰 회색 계열의 스테인을 먹일 것이다.
문 하나만 바꿨을 뿐인데 집안 분위기가 또 달라진다. 안방의 일부분이었던 부분이 가치 있는 공간으로 달라지게 되었다.
왼쪽 문이 지하실, 오른쪽이 클라젯, 그리고 안방 반 도어
약 한 달 만에 게스트용 화장실이 탄생했다.
수건걸이와 휴지걸이도 직접 남편이 색을 입혀 원목으로 만들고, 변기용 뚜껑도 원래 없었는데 그냥 수건걸이와 세트로 원목나무로 맞추었다. 친한 동생이 놀러 와서 이 인테리어를 탐을 냈다.
조금은 색다르다. 모든 것이 우리의 손으로 만들어졌다.
세면대와 거울의 테두리 또한 그림 액자와 우연히 매치가 되어 그림을 뜯어내고 거울용 액자로 사용하였다. 묘하게 매치가 잘 된다. 세면대 위에 꼬마 리세스 등을 달고 나니 근사한 화장실이 만들어졌다. 꽤 근사한 공간이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