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씨앗들
봄바람 타고 동네 도로 위에 떨어진 씨앗들.
보면 왠지 사람들 생각이 난다.
나무에서 팔랑팔랑 떨어진 이 작은 씨앗들은 꿈을 품고 세상에 나온 우리와 같다.
날개 달고 온 귀여운 단풍나무 씨앗들
과연 여기서 나무가 될 수 있을까?
작년, 작은 텃밭에 깻잎을 심었다.
닭갈비, 참치김밥 등 깻잎이 들어가는 음식들을 좋아해서,
여름 내내 잘 따다 맛있게 요리해 먹었다.
가을이 오자 텃밭은 조용해졌지.
올해는 이래저래 바쁘다는 핑계로 아무것도 심지 않았는데,
작년 그 자리에 깻잎들이 움터 올라와 있었다.
불러주지 않았는데,
스스로 기억하고, 다시 일어선 생명들.
씨앗의 생명력이란,
정말 대단하다!
근데 이 도로는 깻잎 자라던 흙과 달리 좀 혹독하다.
씨앗이 싹트고 자라려면 햇볕도 좀 받고,
물도 마셔야 하지.
또 좋은 토양이 있어야 하고.
근데, 아스팔트는 경쟁 치열한 도시 같다.
비가 오면 금세 쓸려가고,
차나,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면서 꿈이 꺾이기도 한다.
그나마 틈새에 낀 씨앗 하나는 운 좋게 싹을 틔울 수도 있다.
모진 환경에서 시작한 사람들 같다.
포기하지 않고 자라난 깻잎처럼.
씨앗 대부분은 흙으로 또는 무(無)로 돌아가겠지.
그 과정에서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겠고.
좋은 곳에 정착하게 되면 거기서 생명을 이어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이거 역시 꼭 끈질기게 자기 길을 찾아가는 사람들 같지 않은가?
도로 위 씨앗도,
작년 깻잎도,
나무가 되지 못해도 괜찮다.
그들의 도전은 우리에게 따뜻한 응원을 전해주니까.
작은 시작에서 큰 꿈을 키우려 세상에 도전하는 작은 영혼들,
응원하면서 미소 짓게 되는 거 있지요?
비와 바람이 예고된 오늘 밤, 작별 인사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