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와, 그리고 아.....
작년 연말 파티 날, 회사가 드디어 일을 냈다.
"이번 연말 파티, 한국 가수가 온대."
누군가 그렇게 말했을 때, 다들 반쯤은 농담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무대 조명이 깜빡이고, 이름 석 자가 소개되는 순간—
한때 인기가 대단했던 그 가수가 진짜 등장했다.
나도 한때 그의 노래를 참 좋아했다.
요즘 같은 가을이면 커피를 마시며 그 노래를 종종 틀곤 한다.
그리고 그 순간, 한국인 직원들 사이에서 작은 비명이 터졌다.
"헐, 진짜 왔어?"
미국 직원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BTS나 Black Pink는 익숙했지만, 발라드 가수는 처음이었다. 나는 파티 몇 주 전부터 그들에게 그 가수를 소개해왔다. 그의 히트곡들을 들려주며 말했다.
"아이돌은 아니지만, 그의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살짝 흔들리는 느낌이야."
미국 직원들은 잠시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나는 그의 존재가 만들어낼 순간을 기대하며 미소 지었다.
드디어 첫 곡이 시작됐다. 피아노 전주가 울리고, 가수의 목소리가 공기를 흔들었다. 부드럽지만 단단한 음색이 사무실 무대를 가득 채웠다.
내 옆에서 한국인 직원이 속삭였다.
"야… 지렸다."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옆자리 미국인 동료가 물었다.
"What did she say?"(뭐라고 했어?)
그때 베이스가 확 터지고, 무대 조명이 바뀌었다. 관중의 함성이 폭발했고, 한국 직원 한 명이 또 외쳤다.
"이거 오졌다!"
옆의 미국인은 의자에서 반쯤 일어나 소리쳤다.
"This is epic!"
곡이 끝나고 조명이 천천히 사그라들었다. 그 여운 속에서 누군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진짜 쩐다…"
미국 직원이 맞장구쳤다.
"That was dope!"
순간, 언어는 달랐지만 공감은 같았다. 감탄의 타이밍과 눈빛의 리듬이 완벽히 맞았다. 통역이 필요 없는 순간이었다.
나중에 그 미국 직원이 내게 물었다.
"So… what’s the English for ‘지렸다’ exactly?" ("그래서… '지렸다'는 영어로 어떻게 말해?")
나는 잠시 고민하다 웃으며 말했다.
"It’s like… I almost peed my pants — but emotionally." (“감정적으로는… 거의 바지에 지린 기분이랄까?”)
그는 잠시 멈췄다가 배를 잡고 웃었다.
"This is the best translation I’ve ever heard." ("이건 내가 들어본 번역 중에 최고야.")
그날 밤 나는 깨달았다. 감탄은 언어보다 빠르고, 웃음은 번역보다 정확하다는 것을.
'지렸다'
순간적인 충격과 감동이 동시에 터질 때 쓰는 말.
영어로는:
"Whoa… that was insane."
"Oh my God… I’m blown away."
장난스럽게: "Dude, I almost peed my pants."
팁: I almost peed my pants는 과장된 익살 표현으로 이해하면 된다. 공식 자리에서는 "That was amazing"정도로 충분하다.
‘오졌다’
감정의 절정, 에너지의 폭발을 의미.
영어로는:
"This. Is. Epic."
"Man, that hit hard."
"This is next level."
팁: 단어보다 억양과 박자가 핵심. 짧게 끊어 감정을 터뜨리면 자연스럽다.
’쩐다’
공연이 끝난 뒤 여운 속에서 나오는 쿨한 인정.
영어로는:
"That was dope."
"That’s fire."
"Honestly… that’s awesome."
팁: 낮은 목소리로 살짝 감탄을 눌러 담듯 말하면 ‘쩐다’의 미학이 살아난다.
단어보다 감정의 리듬을 먼저 생각한다.
'지렸다' - 순간적 충격
'오졌다' - 절정의 폭발
'쩐다' - 여운 속 인정
억양과 타이밍이 중요하다.
짧게 끊어, 정확한 순간에 감정을 터뜨리면 된다.
유머는 맥락에 맞게 조절한다.
“I almost peed my pants” 같은 과장된 표현은 농담이 통하는 자리에서만.
회의실에서는 “That was amazing/ insane.” 정도면 충분하다.
언어는 달라도, 감탄의 박자는 같다.
그날 번역팀이 놓친 것은 단어가 아니라, 심장의 박자였다.
감동은 스스로의 언어로 말한다.
인생의 매 순간을 감탄사로 가득 채우세요. 평범한 하루 속에서도 '와!'를 놓치지 않는 삶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