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스타들, 내 일상을 빛낸 작은 별들
연말이면 늘 한 해를 돌아보게 된다. 세상은 큰 무대 위의 주인공들을 이야기하지만, 나는 내 일상의 무대에서 빛난 이들에게 상을 주기로 했다. 세상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내 삶을 풍요롭게 해 준 존재들과 나 자신에게 보내는 나만의 시상식이다.
매번 갓 볶아진 커피 빈을 사러 다닌 보람이 아침마다 느껴진다. 알람 없이도 저절로 눈이 떠지는 나이 탓인지, '삐삐'소리 없이도 손만 뻗으면 향긋한 커피가 준비된다. 하루를 시작할 때 커피 향이 부엌을 가득 채우면, 오늘도 하루를 버틸 작은 힘이 생긴다. 작은 설렘과 기대감이 스며든 이 아침에, 나는 오늘 하루도 괜찮을 거라고 속삭인다.
나는 이 공로를 인정하며, 하루를 시작하게 해 준 에스프레소 머신에게 '아침 설렘상'을 수여한다.
— 작은 커피 향 덕분에 오늘도 나는 씩씩하게 눈 뜬다.
바쁜 날에도 Trader Joe’s에서 만난 작은 즐거움들은 내 하루를 채워주곤 했다. 일상 속에서도 익숙한 맛을 도와주는 한국 식재료들, 빵순이인 나에게 작은 사치가 되어주는 다양한 빵들. 게다가 가격까지 착해 장바구니를 채우는 마음마저 편했다. 무엇보다 매번 색다른 상품들이 숨어 있어, 장을 보러 갔다가도 작은 보물 찾기처럼 마음이 들뜰 때가 많았다.
특히 지친 날, Trader Joe’s의 ‘잡채밥’ 한 그릇은 번거로운 요리 없이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간편함이 주는 위로가 이런 것임을 새삼 느끼게 한다.
나는 이 공로를 인정해, 맛있는 하루를 선물한 상인에게 '오늘의 소확행상'을 수여한다.
— 빵 하나, 잡채밥 하나로 마음과 배를 모두 채워준 고마운 존재에게.
우리 집 강아지 빼꼼이 덕에 나는 더 웃고, 더 건강해졌으며, 추워도 더워도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의 꼬리를 흔드는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하루가 밝아지고 마음이 가벼워진다. 바람이 차가워도 햇볕이 뜨거워도, 빼꼼이와 함께라면 하루 한 바퀴쯤은 당연히 산책해야 한다.
나는 이 공로를 인정하며, 나를 억지로라도 밖으로 데리고 나간 빼꼼이에게 '강제산책공로상'을 수여한다.
— 꼬리 하나로 결국엔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고마운 존재에게.
"엄마, 글 써봐."
그 단 한마디가 내 마음에 불씨처럼 톡 하고 내려앉았다. 글로 하루를 기록하고, 마음속 이야기를 꺼낼 용기를 얻었다. 덕분에 브런치에 발을 들일 수 있었고, 그곳에서 나는 놀랍도록 반갑고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게 되었다. 글을 함께 읽고 응원해 주는 사람들,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는 인연들 덕분에 내게 또 다른 세계가 열렸다.
그중에는 글뿐 아니라 일상까지 공유하며, 뜻밖의 특별한 만남으로 내 마음을 더욱 따뜻하게 해 준 인연도 있다. 그 한마디와 그 인연들이, 내 안에서 작지만 단단한 시작의 불씨가 되어주었다.
나는 이 공로를 인정하며, 시작의 불씨를 지핀 딸에게 '불씨 점화상'을 수여한다.
— 한마디가 내 글의 첫 장을 밝혀주었다.
올해 남편은 더 분발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정성껏 만든 가구와 소품으로 집 안 곳곳에 성과를 남겼다. 작은 스툴 하나, 캔들 홀더 같은 소품에도 그의 손길과 배려가 스며 있어 집 안이 따뜻해진다. 그 옆에서 나는 매일 작게 감탄한다.
나는 이 공로를 인정하며, 손끝으로 집 안을 장악한 남편에게 '손끝마음장인상'을 수여한다.
— 작은 스툴과 캔들 홀더에도 마음을 심어, 집 안을 따뜻하게 만드는 능력자.
올해 다녀온 한국 여행은 내 안의 나를 다시 만나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오래된 인연들과 다시 만나 반가움과 추억을 나누고, 새로운 만남 속에서 뜻밖의 즐거움과 영감을 얻었다. 음식 하나, 골목길 하나, 오래전 기억 속 장소와 새로 발견한 공간까지, 모든 것이 내 마음을 풍요롭게 했다.
특히, 한국에서 처음 맛본 소금빵은 Trader Joe’s 빵과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며, 빵순이인 내 마음을 설레게 했다. 여행은 내게 작은 휴식이자,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더 나아가, 언제 봐도 한결같은 가족에게 감사한다. 매번 맛있는 곳으로 나를 인도하시고, 맛없는 식사를 하면 배가 불러도 또 다른 식당을 찾아가는 끈질긴 미식 탐험가이신 가족분들께 감사하다.
나는 이 공로를 인정하며, 나를 웃게 하고 설레게 한 모든 인연들에게 '배도 마음도 채움상'을 수여한다.
— 추억과 발견, 소금빵까지, 한 해의 마음을 채워주었다.
조금 더 부지런하게, 조금 더 용감하게.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작은 목표 하나씩 이루어낸 나 자신에게 주는 상도 필요하다. 글쓰기, 브런치 입성, 브런치 크리에이터 배지 수여, 여행, 일상의 소소한 도전까지. 실패해도 다시 일어났고, 때로는 망설였지만 결국 해냈다. 나 자신에게 보내는 격려와 응원으로, 오늘도 나는 한 발짝을 내디딘다.
나는 이 공로를 인정하며, 자기 계발과 성장을 위해 노력한 나에게 '한 발짝 더 상'을 수여한다.
— 오늘도 나를 믿고 한 발짝 내디딘다.
오늘 하루, 그리고 한 해 동안 내 곁을 밝혀준 작은 별들에게 마음을 전한다. 세상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 삶을 풍요롭게 해 준 존재들. 이 모든 순간이 내 마음속 작은 시상식이 되었고, 세상에는 드러나지 않아도 내 마음속 오스카 수상자는 바로… 모두!
커피, 빵, 빼꼼, 가족, 그리고 나 자신까지.
— 수상소감: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여행도 잘 부탁드려요!"
눈으로 덮인 들판 한가운데, 이름 없이 서 있는 나무 한 그루처럼 올해도 내 삶을 지켜준 것들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 화려하지 않아도, 충분히 빛나던 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