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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상한호랑이 Aug 16. 2023

공화국의 12년

우리가 겪은 공통의 경험이 만든 우리의 모습들

   지금부터 대한민국 사회에 대해 분석해 보려고 한다. 먼저 현재의 판단과 결정들은 미래를 만들어간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과거도 현재를 만들어왔다는 명제에도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대한민국의 현재를 만들어온 과거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이 의문 속으로 풍덩 빠져들어가기에 앞서, 법 조문을 한 번 들춰볼 것이다. 놀랍게도,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기 때문이다. 사법시험을 준비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로스쿨을 졸업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정도는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온 원천은 '국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러한 물음으로부터 글을 시작해 보기로 하자. 우리들은 각자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살아가며, 서로의 개성을 존중한다. 일단 겉으로 보기에는 말이다. 친구들이 고양이가 세상에서 제일 귀엽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호랑이가 더 좋다고 말하더라도 현행범으로 체포되거나 세무조사를 받지 않는다. 압수수색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누구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취향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가진다.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은 어떠한 영역에 있어서도 성별·종교·사회적 신분에 의해서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를 가지며, 학문과 예술의 자유,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의 권리를 헌법에 의해서 보장받는다.

너무 귀엽다

   이처럼 우리 국민들은 다양한 형태의 '자유'를 기본권의 형태로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국민들은 몇 가지 특징들을 공통적으로 가진다. 누가 강제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타인과 비슷하게 행동하며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어온 것이다. 이러한 문화적 특성은 국민들이 그동안 함께 겪어온 '공통의 경험들'이 만들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지역도 아니고, 모든 국민들이 동시에 같은 경험을 할만한 장소가 어디 있을까? 생각나는 곳이 하나 있다. 바로 '학교'다. 대한민국 헌법 제31조 2항은 모든 국민이 "그 보호하는 자녀에게 적어도 초등교육과 법률이 정하는 교육을 받게 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대한민국 교육이 돌아가고 있는 체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래의 표는 한국고등교육정보센터(KARIC)에서 한국의 교육제도를 정리한 것이다. 이 표를 보면, 우리나라 교육기관의 위계는 크게 유아교육, 초등교육, 중등교육, 고등교육의 순서로 구분된다. 초등교육에 속하는 교육기관은 초등학교를 비롯해서 같은 계열성을 지닌 각종학교, 특수학교밖에 없기 때문에 혼동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중등교육 기관에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등의 학교가 속해있고, 고등교육 기관에는 대학 수준의 기관이 속해있어 용어가 헷갈릴만하다. 따라서 교육제도와 관련된 글을 읽거나 자료를 조사할 때에는 '중학교=중등교육 기관'이라고 단순화하거나 '고등학교=고등교육 기관'이라고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고등학교까지는 중등교육에 속하고, 그 이후에 이루어지는 교육이 고등교육이다.

대한민국의 교육 체계 / KARIC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겪은 교육은 어디까지일까? 2023년 현재 우리나라의 의무교육은 중학교까지다. 고등학교 교육은 '무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의무'는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중학생들은 졸업 후에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때가 되면 학교에 가야 하고, 졸업을 하면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대학에 입학하지 않더라도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을 거치면서 최소 12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고 있다는 얘기다.


   같은 12년이라도 성인이 되고 나서 보내는 12년과 아동기에서 청소년기를 아우르는 이 시기에 보내는 12년은 질적으로 다른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청소년기의 학생들은 스스로 정체성을 형성하고 강화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12년의 시간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의 사고 체계를 만들어간 시기이며,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를 만들어가는 철학적 기틀이 되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이제부터 살펴보자. 이 무수한 '12년'들이 만들어온 우리 공화국의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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