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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상한호랑이 Jun 25. 2024

「겨울강」 -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을 읽었다옹

얼어붙은 강을 따라 하류로 내려간다

얼음 속에 갇힌 빈 배 같은 그대를 남겨두고

나는 아직 살아 있어서 굽이굽이 강길을 걷는다

그대와 함께 걷던 이 길이 언제 끝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많은 이들이 이 길을 걸어

새벽의 바다에 이르렀음을 끝까지 믿기로 한다

내가 이 길에서 끝내 쓰러진 뒤에라도

얼음이 풀리면 그대 빈 배만으로도 내게 와다오

햇살 같은 넋 하나 남겼다 그대 뱃전을 붙들고 가거나

언 눈물 몇 올 강가에 두었다 그대 물살과 함께 가리라




2024.6.25. 지금은 얼어붙은 물가 위에도 따스한 추억은 살아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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