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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상한호랑이 Nov 09. 2024

'꾸준함'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꾸준히' 무언가를 하는 건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중요한 가치로 여겨진다.

그러나 꾸준하기'만' 하면 모든 일이 잘 풀릴까?

그렇게 안심하는 것은 안일한 판단일 수 있다.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그 무언가가 전체적인 시스템 속에서 유의미한 것인지 돌아봐야 한다.


야구 경기를 예로 들어보자.

야구는 총 9회(inning)까지 진행되는데, 두 팀이 각자의 공격 기회에서 세 번의 아웃을 당하면 한 회가 종료된다.

공격 기회가 끝나면 베이스에 진출했던 선수들은 다시 내려와 수비를 하러 가야 하고,

다음 회에서 다시 공격에 성공해야 베이스에 진출할 수 있다.


그런데 공격팀이 매 회마다 꾸준하게 안타 1개만 치고 다른 기회에서는 모두 아웃을 당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한 경기에서 총 9개의 안타를 치는 건데, 이건 평균적인 경기당 안타 갯수를 봤을 때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비팀이 실수를 하지 않는 한 공격 팀은 단 한 점의 점수도 얻을 수 없다.

베이스에 진출한 선수들이 홈베이스에 들어올 수 없고, 점수가 아닌 잔루만 쌓이게 된다.

꾸준히 공격에 성공하긴 했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다.


반면, 한 회에서 9개의 안타를 몰아치면, 아무리 못해도 5점에서 6점 정도는 무난하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회에서 안타를 하나도 못 쳐도 그리 아쉽지는 않다.

이 점수는 투수력과 수비력이 뒷받침된다면, 승리를 하기에 충분한 점수기 때문이다.


물론 야구 경기의 특성을 인생 전체로 일반화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꾸준함'과 '기회'라는 맥락에서 생각해볼만한 주제를 던져준다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다가올 기회를 기다리며 꾸준하게 실력을 쌓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기회가 온 순간에도 평상시와 같이 안타 1개로만 만족한다면,

그 기회는 영영 잔루로 남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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