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읽었다옹
낡은 질동이에는 갈 줄 모르는 늙은 집난이같이 송구떡이 오래도록 남어 있었다
오지항아리에는 삼춘이 밥보다 좋아하는 찹쌀탁주가 있어서 삼춘의 임내를 내어가며 나와 사춘은 시큼털털한 술을 잘도 채어먹었다
제삿날이면 귀머거리 할아버지 가에서 왕밤을 밝고 싸리꼬치에 두부산적을 께었다
손자아이들이 파리떼같이 모이면 곰의 발 같은 손을 언제나 내어둘렀다
구석의 나무말쿠지에 할아버지가 삼는 소신같은 짚신이 둑둑이 걸리어도 있었다
녯말이 사는 컴컴한 고방의 쌀독 뒤에서 나는 저녁 끼때에 부르는 소리를 듣고도 못 들은 척하였다
2025.4.18. 아늑한 자리에 쏙 들어가서 곰질곰질 눈을 부비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