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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닭의 소리 ― 꼴두기」 -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신새벽 들망에

내가 좋아하는 꼴두기가 들었다

갓 쓰고 사는 마음 어진데

갓 쓰고 사는 마음이 어진데

새끼 그믈에 걸리는 건 어인 일인가


갈매기 날어온다


입으로 먹을 뿜는 건

몇십년 도를 닦어 퓌는 조환가

앞뒤로 가기를 마음대로 하는 건

손자의 병서도 읽은 것이다

갈매기 쭝얼댄다


그러나 서방 꼴두기는 배창에 너불어저 새새끼 같은 울음을 우는 곁에서

뱃사람들이 언젠가 아홉이서 회를 처먹고도 남어 한 깃씩 노나가지고 갔다는 크디큰 꼴두기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슬프다


갈매기 날어난다




2025.8.25. 살아가는 그 모양이 다르다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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